어머니의 강

2004.09.02 13:16

장효정 조회 수:599 추천:44

    어머니의 江

                                                      장 효 정


질기고 질긴 세월 즙을 다 짜주고
굽은 등뼈만 남기신 채
젖은 옥양목처럼 누워만 계시는 어머니

그 정겹던 그윽한 음성은
말 줄임표로 닫아 버리고
하얗게 사위어 가는
억새풀 하얀 손만 흔드신다
우리들 한세상 든든히 버텨 내라고
연민으로 쓰다듬던 따스한 손길

팔남매가 다 파먹은 바싹 마른 가슴엔
출렁대는 어머니의 江
아직도 푸른 물이 뚝뚝 지는데
우린 어떤 노래로
저 깊은 강을 건널 수 있을까

쓸쓸한 은빛 머리칼엔
가릉가릉 나즉한 숨결처럼 풀어 내는
마른 국화향 어머니의 향수

어머니의 눈 속에는
지구촌을 휑궈줄 맑은 강물이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 시/싹을 틔우며 장효정 2016.03.12 25
38 시/점 장효정 2016.03.15 46
37 시/막고굴 속의 자유 장효정 2016.03.12 61
36 시/다림질 장효정 2016.03.12 70
35 시/사소한 행복 장효정 2016.03.12 83
34 시/어머니의 江 장효정 2016.03.19 84
33 시/쓰레기통 장효정 2016.03.29 86
32 시/정 장효정 2016.03.22 93
31 시/스님과 새 장효정 2016.03.12 104
30 시/언니야 장효정 2016.03.19 108
29 시/사막의 밤 file 장효정 2015.12.11 127
28 시/황혼 녘의 사랑법 [1] 장효정 2016.03.19 150
27 시/베틀에 앉아 장효정 2016.03.29 151
26 시/난을 치며 file 장효정 2015.12.29 170
25 시/꽃잎 [1] 장효정 2016.05.03 174
24 시/고요 장효정 2016.03.29 176
23 시/목어 장효정 2016.05.03 200
22 시/마중물 장효정 2016.03.15 225
21 시/그대 숨결 [1] 장효정 2016.03.22 226
20 추상화 장효정 2004.10.11 453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13,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