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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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송구 을유, 근하 병술

2006.01.29 11:07

나마스테 조회 수:415 추천:46

설날에는 고향 청주를 갔다왔습니다.
날씨가 풀려서인지 눅진한 바람이 불고 있었지요.
모처럼 제사를 지내고 친지들과 술도 한잔 했지요.

문득, 한국을 떠난 사람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눈에 밟혔던 고향 산하는 있되 어설프게 분칠 화장한 낯선 땅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고향 같지 않은 고향에서 슬픈 한 살을 더 먹었습니다.
대청 마루에서 미국이 있는 서쪽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가족 생각이 나서 그랬을 겁니다.
대문은 활짝 열려 잇었습니다.
최남선 선생이 그랬다지요.
'열린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 고.

내가 나에게 인사를 합니다.
송구 을유, 근하 병술.

부디 새해에는 소망하시는 모든 일 이루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