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숙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0
전체:
43,663

이달의 작가

미주소협 동부 지부장님께.

2006.03.26 14:14

이용우 조회 수:305 추천:53

동부 지부장님, 정말 훌륭하십니다.
그렇잖아도 원근불문하고 동북에 번쩍, 서남에 번쩍 하시는 최선생님께 무슨 직함을 하나 드려야 공항 출입시 'VIP ROOM'도 사용하시고 방문국의 적절한 예우도 받으실 것이 아닌가 하고 고심하던 차였습니다.
무식한 사람들이 보면 -저건 앉아 절받기 아닐까, 하겠지만 유식한 사람들은 단번에 지부장님의 지혜로우심을 앙망하며 경하의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번 방문지가 멕시코의 치아파스 라고 하셨는데, 그곳은 멕시코 반군들의 본거지로서 정부군들도 함부로 공격을 못하는 험난한 산세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그런 험산에서 늪을 건너고 악어를 물리치신 쾌거는 지부장님께서 영명과 담력을 함께 갖추신 지도자 임을 만천하에 알리신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하여 낙후되고 우매한 원주민들에게 물적 영적 도움을 후하게 끼치고 돌아오신 그 헌신과 사랑의 베푸심은 동부지부장님께서 부드러움까지 겸비하신 분이시라는 것을 저도 알고, 쟤도 알고, 나마스테도 알 수 있는 뻔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지난 가을,
남미 칠레에서 원주민 봉사를 하시는 수녀님 두 분이 우리 성당을 방문 하셨습니다. 현지 원주민 봉사를 위해 비포장 도로와 산길을 하루에도 15km ~ 20km 씩 걷는데 중고 트럭이나 아니면 모터싸이클이 있으면 좋겠다고 도움을 요청하러 오셨습니다.
그때 수녀님들의 모습은 얼굴을 비롯한 모든 피부가 검붉게 탔고 손은 예전 시골의 농사꾼처럼 거칠어 있었습니다. 원주민들과 똑같은 음식을 먹고 자고 살아서 인지 남미인들처럼 변해 있었습니다.
그 수녀님들은 5년째 한 지역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이제 그곳에 학교도 하나 세웠고 현지민 개화도 제법 되어서 1,2년 후에는 그동안 교육시킨 원주민 지도자에게 그곳을 맡기고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는 얘기도 하였습니다. 수녀님들은 평생을 남미의 산골을 돌며 희생할 각오를 하고 있더군요. 그때, 수녀님들 말씀을 들으며 난 지금 뭘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으로 며칠이나 심사가 헛헛 했습니다.

동부 지부장님,
지부장님께서는 소협 사업에 멕시코 원주민 봉사 사업으로 생명까지 위협 받아가며 공사가 다망하신데, 회장이라는 사람은 여기 앉아서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으니 이 허물을 어찌 벗으오리까.
저도 미안한 김에 우리 두번째 추기경님처럼 노래나 한 곡 부를까요?

네, 그럼 시작하지요.

-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곱게 써가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