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 강옥희 시인 시집 아포리즘(한국 대전)

2007.12.07 18:37

나은 조회 수:402 추천:27

소란의 시에 붙이는  아포리즘

  눈물의 강을 건너 기쁨의 강으로 환치 換置 되는 아름다운 언어
  슬픔을 목젖까지 동반 회화적 요소로 승화하는 메타포의 기교 돋보여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의 참 맛을 모른다.’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게 없다는 것이다. 불행이 전제되지 않은 영혼이 어디 있을까? 석가모니는 인생의 탄생 자체가 고행인 반면  행복이라고 했다.
소란 시인이 눈물로 쓴 시편들은 ‘사랑의 눈물로 흐르는 강’ 으로 시작되어  슬픈 언어의 노래는 ‘갈등과 혼돈의 시간을 넘어’ ‘ 계절 속으로’ 이어지는 동안 아픔과 기쁨, 고뇌에 찬 진실의 산실 産室을 느낄 수 있었다.
시인은 현상의 아픔과 고통을 쏠리뜨에르적 정신으로 초인적인 고독으로 승화하여 마치 한 결 한 결 얼음을 조각해 나가듯 처절하게 시를 써 내려가고 있다.
시어의 문장 하나하나 어디 헛점을 보이지 않고 절제된 언어의 함축미와 세련된 시어 詩語를 구사하는 노련미가 돋보여 시를 쓴지가 오래된 것 같다.특히 정확한 어휘의 선택과 시 詩라는 손수건에 잘 담아낼 줄 아는 메타포의 기교가 뛰어나다.
진실이란 영혼위에 시의 언어에 줄을 꿰고 있는 시인은 리리시즘을 바탕에 둔 독특한 인간미학 人間美學 연출하고 있다.

바람속에 지는 달
야박한 정에 몸을 떨며
부시시 잠에서 일어난다
목젖까지 동반한 눈물은
불투명한 훗날, 떨림으로
생각을 포개놓고
저린 날들 떠나 보낸다
영혼을 태워, 세월을 태워
언제쯤이면 편안한 전송이 될 지...! (中略)
                --詩 ‘애련 哀戀 중에서

일평생 한 사람 밖에 사랑 할 수 없는 사람을 바람 속에 달처럼 시나브로 보내놓고 목젖까지 동반한 눈물의 애련. 이 표현은 회화적 요소가 짙으며 이미지(image)를 내재율 內在律 에 담아 자조적 모놀로그(Monalogue)로 살아나고 있다. 그만큼 시를 다룰줄 아는 언어연금술사 言語鍊金術士 의 반열에 서 있다는 반증이다.

가식으로 흐르는 건 눈물이 아니야
저린 가슴, 바람으로 서 있던 그날
자유로 풀려난 마음에 어른거리는 환영 幻影
바다가 비 따위엔 젖지 않아
서글픈 독백이 궁색한 변명일까
이별은 또 다른 시작,
적시며 헤쳐나갈 눈물이 되어
겹겹이 쌓인 상처 벗겨낸다.


바득바득 지우고 간 힘든 추억
덮어버린 은유의 연서는
언어의 심장을 뚫고
다음 악장을 준비하겠지.(中略)
            -- 詩 ‘비의 랩소디(rhapsody)’중에서


시는 시인이 갖는 어떤 인스프레이션(Inspiration)의 교감 위에  심령에 가까운 감각의 선율로 구사하는 것이다. 눈물 적시며 헤쳐나갈 눈물이 겹겹이 쌓인 상처로 의인화하고 있다. 처연하게 아픔을 극기하는 한 여인의 절규를  들을 수 있다.
이 세상에 상처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만은 소란 시인이 겪는 아픔은 유독히 추운 겨울이다. 그러나 희망은 불행한 이의 두 번째 영혼이다. 희망은 가능성에의 막을 길 없는 치환 置換 열정이기 때문이다. 소란 시인 특유의 인간애와 어떤  갈증의 희원 希願 이 열리는 그 곳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이제 시인이 누려야 할 행복은 인생의 최고의 선 善 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만사 새옹지마 人間萬事 塞翁之馬 라 했다. 인간의 행복이나 불행은 드나드는 출입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람의 마음 가짐에 있어 화복 禍福 을 불러 들이는 것이다.
운명과 죽음까지도 초월해버린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발표하여 유명한 중국 호남성 형양 출신 대만 작가 ‘경요’는 그의 소설 ‘슬픈인연’ 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진정으로 울어 본 적 있나요?’라고 하면서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아름다운 언어는 오직 진실한 사랑 뿐이예요.’라고 말한다.
이 시대는 눈물이 메마른 거친 시대라고 말한다. 진솔한 현상을 시를 손수건에 담아 독자에게 울어줄 수 있도록 노력한 소란 시인의 정성에 탐복한다. 앞으로 더욱 진실하며 아름다운 영혼을 울릴 좋은시를 생산하기를 바란다.
              김 우 영 (소설 ‘라이따이한’의 저자 .한국문인협회 회원)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7
전체:
67,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