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망을 터치다

2007.12.23 06:15

나은 조회 수:317 추천:15

꽃망울 터치다




우리가 ‘터뜨리다’라고 하는 말은 무엇을 만져 터지게 것이다. 울음이나 웃음도 터뜨리는 대상으로 번지도록 사용된다. ‘터짐’ 이란 막혀 있던 게 갑작스럽게 큰 힘으로 부서지는 모양이다. 봄만 되면 ‘꽃망울을 터 뜨린다’ 는 표현도 좋은 말이다.

북한에서는 ‘터뜨리다’보다 ‘터치다’를 잘 사용한다. 수류탄, 울분, 울음을 터친다. 또 풀어 헤치다에 가깝게 ‘짐짝을 터친다’고 사용하고, 막힌 것을 터놓는 뜻으로 ‘물고(-꼬)를 터친다’도 사용한다. 꽃이 필 대도 ‘꽃잎을 터치려는 꽃망울’하는 말을 쓴다. 중국과 러시아 동포들도 ‘터치다’를 잘 사용한다.




* 쾅! 쾅 터치는 노래(김 철 ‘북방의 강’)

* 색갈 고운 웃음을/ 방긋 터치며 오시였지요(조룡남 ‘꽃과 웃음과’․중국)

* 들을 리 만무한 네 앞에서 아픔을 터쳐 울부짖으면서(정장길 ‘병사의 무덤 앞에서’, 옛 소련)

* 초록너울 쓰고 꽃망울 터치며 왔습니다(김파 ‘봄날의 시혼’, 중국) 막 피어나는 꽃망울, 꽃봉오리의 조용한 몸짓을 ‘터뜨리다, 터치다’로 말맛이 거칠게 들린다.

* 자짓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이병기 ‘난초4’)

* 비 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김상옥‘봉선화’)

* 오늘 비로소 벙그는 꽃 한 송이(한광구 ‘매화’)

* 막 난초꽃이 한둘 벙글고 있다(박정만 ‘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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