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산행

2010.01.06 15:34

서용덕 조회 수:611 추천:90

늦가을 산행




가파른 길 오르는 일이
호흡 거칠게 구석구석에서 몰아친다
삐걱 거리는 무릅이 물 오른듯
반 나절에 오르는 정상에
반듯하게 걷는 힘이지만
구멍난 풍선은 일어설 줄 모르고
그 나마 두 걸음에 주저앉아 쏟아
매웁기만 하던 오그라진 고추는
낮은 산도 아득히 멀고 높은데

오색으로 활활 타오르는 길에
단풍 고운 늦가을 산행은
낙엽 되어 떨어지지 않으려
마음은 청춘으로 붉디붉게 술 익어
취하도록 마셔 보리라
속고 속은 익숙한 젊음을 빌려
영혼에 가득한 잔을 들어
온 몸으로 취하고 취해서
바싹 마른 장작불로 태워 보리라
불탄자리 검은숯이 시벌겋게
뜨거운 성대가 가늘게 떨리는 소리
타는 목마름에 시원한 물 한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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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힘없으면 산행이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단풍이 있어 산행을 한다. 애인이다 하는 사랑의 힘은 마음뿐일까?
그러나 작가는 아직 옥색 짙은 지천명인데,
산행이 지치지 않도록 미수(米壽)까지만 버텨 주어도 늦가을에 맛나는 달작지근한 연시 감맛 뿐이겠는가.
아직도 팔뚝에 근육이 단단하여 거침없다면 오래 살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인가.
모세가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 가나이다 .” (시편90편10절) 하다마는……
바람 불어 찾아가는 <단풍>이란 말이더냐……!!!
늦가을에 아름다운 것이 단풍…… 米壽에 맛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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