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3.08.05 20:0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고장 받은 문상객은
저승에서 받을 명복은 눈물밖에 더 없는데
신은 죽지도 않고 산제사를 받는다.
신에게 배알하기 위해서
초대장을 받아야 하고
신에게 축복받기 위해서
청첩장으로 모셔야 하는 일
내가 죽었을 때
신이 받은 부고장은
죽은 나를 위하여
명복을 빌며 제사를 드린다.
먼동이 차 오르면
이불 걷어차 일어난
신 같은 내가 죽었다고
신이 나에게 삼가 만복을 빌고 있다.
눈물로 젖은 영혼은 햇살이 눈 부시다
신으로 받은 명복은 놀라운 은총
하루 종일 살아 있으니 감사합니다.
이 세상에 특별한 신의 축복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6 | 돌아오지 않는 세월호 | 서용덕 | 2014.07.10 | 68 |
125 | 각도 (Angle) | 서용덕 | 2014.09.05 | 70 |
124 | 서용덕의 새로운 문학서재 개설 | 서용덕 | 2015.07.18 | 83 |
123 | 나의 주기도문 | 서용덕 | 2014.08.30 | 121 |
122 | 치마 | 서용덕 | 2014.07.10 | 122 |
121 | 오로라(Aurora) | 서용덕 | 2014.09.02 | 141 |
120 | 가을줍기 | 서용덕 | 2014.11.11 | 142 |
119 | 보름달 | 서용덕 | 2014.09.10 | 187 |
118 | 회복하는 출혈 | 서용덕 | 2014.10.01 | 194 |
117 | 새벽기도 | 서용덕 | 2014.01.22 | 201 |
116 | 길 | 서용덕 | 2014.02.14 | 202 |
115 | 두 마음 | 서용덕 | 2014.01.20 | 210 |
114 | 끝에 걸린 꿈 | 서용덕 | 2013.07.31 | 214 |
113 | 10년 전 | 서용덕 | 2013.08.08 | 226 |
112 | 끝에는 | 서용덕 | 2013.06.06 | 232 |
111 | 관광과 여행 (알라스카) | 서용덕 | 2014.09.19 | 239 |
110 | 못 고치는 병 | 서용덕 | 2013.08.15 | 254 |
109 | 꽃상여 | 서용덕 | 2013.08.10 | 258 |
108 | 거대한 장벽 | 서용덕 | 2013.08.21 | 258 |
»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서용덕 | 2013.08.05 | 2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