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3.08.05 20:0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고장 받은 문상객은
저승에서 받을 명복은 눈물밖에 더 없는데
신은 죽지도 않고 산제사를 받는다.
신에게 배알하기 위해서
초대장을 받아야 하고
신에게 축복받기 위해서
청첩장으로 모셔야 하는 일
내가 죽었을 때
신이 받은 부고장은
죽은 나를 위하여
명복을 빌며 제사를 드린다.
먼동이 차 오르면
이불 걷어차 일어난
신 같은 내가 죽었다고
신이 나에게 삼가 만복을 빌고 있다.
눈물로 젖은 영혼은 햇살이 눈 부시다
신으로 받은 명복은 놀라운 은총
하루 종일 살아 있으니 감사합니다.
이 세상에 특별한 신의 축복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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