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상여
2013.08.10 01:51
꽃상여
소리꾼이 저승길로 노래한다.
아냐~아! 아~냐~아!
죽었어도 모르고 살았어도 모르던
아느냐? 이건 아니야? 같은
가슴으로 저미는 늘어진 말이다.
어깨에 걸친 소리 가볍게 메고
망자 배웅하는 혼불로 화답하는
상여꾼 발걸음도 늘어진 체
세상으로 태어날 때 울었지만
떠날 때는 웃으며 한恨이라 부르리
이 땅으로 살았다는 이유라면
저승에는 꽃도 노래도 없다 하여
북치고 거문도 뜯어 놓고
하늘의 비밀의 꽃이라고
못 다 핀 꽃으로 놓고 가는
산자의 명복이 향으로 피어나리라.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6 | 돌아오지 않는 세월호 | 서용덕 | 2014.07.10 | 68 |
125 | 각도 (Angle) | 서용덕 | 2014.09.05 | 70 |
124 | 서용덕의 새로운 문학서재 개설 | 서용덕 | 2015.07.18 | 84 |
123 | 나의 주기도문 | 서용덕 | 2014.08.30 | 121 |
122 | 치마 | 서용덕 | 2014.07.10 | 122 |
121 | 오로라(Aurora) | 서용덕 | 2014.09.02 | 141 |
120 | 가을줍기 | 서용덕 | 2014.11.11 | 142 |
119 | 보름달 | 서용덕 | 2014.09.10 | 187 |
118 | 회복하는 출혈 | 서용덕 | 2014.10.01 | 194 |
117 | 새벽기도 | 서용덕 | 2014.01.22 | 201 |
116 | 길 | 서용덕 | 2014.02.14 | 202 |
115 | 두 마음 | 서용덕 | 2014.01.20 | 210 |
114 | 끝에 걸린 꿈 | 서용덕 | 2013.07.31 | 214 |
113 | 10년 전 | 서용덕 | 2013.08.08 | 226 |
112 | 끝에는 | 서용덕 | 2013.06.06 | 232 |
111 | 관광과 여행 (알라스카) | 서용덕 | 2014.09.19 | 240 |
110 | 못 고치는 병 | 서용덕 | 2013.08.15 | 254 |
» | 꽃상여 | 서용덕 | 2013.08.10 | 258 |
108 | 거대한 장벽 | 서용덕 | 2013.08.21 | 258 |
107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서용덕 | 2013.08.05 | 2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