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혼식
2007.11.05 06:59
신랑부모가 멋져보였다
신부는 자기가 낳은 아이를 들러리로 세우고
나긋나긋 웃고 있었다
신랑은 생애 최고의 날을
깃을 세운 턱시도로 기뻐했다
며느리를 앞세우고 여기저기 인사를 다니는
미소가
파스텔 물감처럼 번지고 있었다
총각신랑과 아이딸린 신부는
정말로 행복해 보여서
차라리 저혼자 낯설다
아릿아릿 넘나드는
이상한 여백은 이제 접어야겠다
신랑부모는 거의 천사처럼 자유하는데
세상의 고리는 거치장스런 굴레일 뿐이라고
어리석게 소리친다
어쨋든
신랑부모는 멋져보여서
아름다워서
그앞에 엎드려
넙죽 절하고 싶다
가슴에 하나가득
품고있는 절규 앞에서
용서 앞에서.
장 정자
신부는 자기가 낳은 아이를 들러리로 세우고
나긋나긋 웃고 있었다
신랑은 생애 최고의 날을
깃을 세운 턱시도로 기뻐했다
며느리를 앞세우고 여기저기 인사를 다니는
미소가
파스텔 물감처럼 번지고 있었다
총각신랑과 아이딸린 신부는
정말로 행복해 보여서
차라리 저혼자 낯설다
아릿아릿 넘나드는
이상한 여백은 이제 접어야겠다
신랑부모는 거의 천사처럼 자유하는데
세상의 고리는 거치장스런 굴레일 뿐이라고
어리석게 소리친다
어쨋든
신랑부모는 멋져보여서
아름다워서
그앞에 엎드려
넙죽 절하고 싶다
가슴에 하나가득
품고있는 절규 앞에서
용서 앞에서.
장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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