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나는?

2008.05.23 03:28

장정자 조회 수:409 추천:57

두살  된  손녀가  항상
뇌이는  말  "나는"
제  오빠에게  사랑을  건넬  때도  "나는"
순서가  조금만  바뀌어도  참지  못하고
"나는"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  속에
가리워  져  있다  끊임없이  터져  나와야  되는  말
자아를  두드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어
아픔의  무게로  이어져  오는  흐느낌  한쪽
똑같은  모양으로


35년째  부부라는  실타래는
그  질긴  끈을  풀어  내  보지만
혼자만  아프다고  펄쩍펄쩍  콩 튀듯  한다
그럼, 나는?
툭  건드리기만  해도  우루루  기 다렸다는  듯이
터져  나오는  아픔의  또 디른
이름은  
울면서  말한다
어릴때  부터  빗물같이  받아먹었던  온갖  상처투성이가
여태껒  아물지  않은채로
다른  이름의  허울까지  품어  안으려니  그럼.  나는?
  이  무겁고  두려운  아픔은  누가  씻어  주는가
그  외로운  등은  누가  안아  주는가
똑같은  상처로  얼룩진  평생의  힘겨루기가
터널같이  길다
그래  알아!
이  한마디만  들어도  설레일  것  같은데
그  모진  아픔을  
눈물로  보냈던  기억  저편에
아직  의식세계에  올라오지  못한
수  없는  파편들까지  일제히
고개  쳐들고  그럼,  나는?
외칠  때
누가  그걸  쓸어  담아  주는가
부부란
정지된  무게로  짓누르는 것을
  살포시   기다려  주고
말없이  등을  쓰다듬어  주는
그  한가지만  으로도
그럼.  나는? 이라는  말이  저만치  
달아나고
그냥  마주보고  웃는  것으로  서로에게
먼지처럼  덕지덕지  묻어  있는  아픔이
어느새  
가고  없는  이름이  되어
그럼, 나는  
행복의  무지개를  
부지런히  쫓아가  보는
오늘  하루  그  느린  몸짓  하나로.
                                    장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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