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2008.07.12 02:11

장정자 조회 수:383 추천:42

  생각만큼  그리  길지  않는   터널을,  
  세월의  무게  한  켠을,  
  온  몸으로  서성이다  주저앉았다  고꾸라졌다
  눈물  흘린다는  건  오히려  한가한   사치일  뿐
  목으로  넘어오는  절망을   다   토해내지  못하고
  신음도  거절당해
  움켜쥐는  가슴만   눈물로  씻어내다  
  헛헛해   뒤돌아  서니  
  어느새  세월은  
  돌아오지  않는  희망이  되었다

  가다가  어디로  가는지  오는  길인지
  가는  길인지
  방향조차도  어지러워  
  제  갈길도  찾지  못하다가
  이제  겨우  터널  한쪽에  비치는  
  가녀린  빛  한줄기  찾아내고서
  작은  소망  한  소절  노래하려  한다

  턱없이  힘겨운  댓가  다  치르고
  소진하여  더  머물  수  없는  진액을  짜듯  하여
  서쪽으로  지는  붉은  노을  그  장쾌한  잦아짐으로
  뿜어내는   마지막  사랑의  절규는
  엉걸퀴같은   온갖  시름을
  지워  버리고도  남아
  기다림도  가시고  눈물도  가시고
  잦아드는  외로움도  저물어  간다는
  마음  한  웅큼  비우는  것으로  
  세월이  남긴  마지막  유산을  태워버리는.
                                 장  정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6 천형 장정자 2008.03.12 378
105 나의 기도 장정자 2008.03.13 315
104 시집가는 딸에게 장정자 2008.03.13 419
103 인생 장정자 2008.03.14 342
102 벼랑 끝에서도 장정자 2008.03.25 486
101 그대 동백꽃 장정자 2008.03.25 433
100 엄마가 시인이었다면 장정자 2008.05.05 368
99 어느 곡예사의 옹이 장정자 2008.05.05 347
98 천원 애가 장정자 2008.05.05 359
97 시린 5월 장정자 2008.05.16 366
96 아! 우리 며느리 장정자 2008.05.20 657
95 그럼, 나는? 장정자 2008.05.23 409
94 눈물로 쓴 편지 장정자 2008.06.02 331
93 떠나지 않는 미열같이 장정자 2008.06.17 307
92 어머! 이런 일이 장정자 2008.06.18 306
91 빛의 찬가 장정자 2008.06.20 376
90 손녀와 참새 장정자 2008.06.21 464
» 산다는 것은 장정자 2008.07.12 383
88 내 생애 가장 아름다웠던 하루 장정자 2008.07.15 421
87 다시 부르는 노래 장정자 2008.07.16 428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13,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