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2008.07.12 02:11

장정자 조회 수:383 추천:42

  생각만큼  그리  길지  않는   터널을,  
  세월의  무게  한  켠을,  
  온  몸으로  서성이다  주저앉았다  고꾸라졌다
  눈물  흘린다는  건  오히려  한가한   사치일  뿐
  목으로  넘어오는  절망을   다   토해내지  못하고
  신음도  거절당해
  움켜쥐는  가슴만   눈물로  씻어내다  
  헛헛해   뒤돌아  서니  
  어느새  세월은  
  돌아오지  않는  희망이  되었다

  가다가  어디로  가는지  오는  길인지
  가는  길인지
  방향조차도  어지러워  
  제  갈길도  찾지  못하다가
  이제  겨우  터널  한쪽에  비치는  
  가녀린  빛  한줄기  찾아내고서
  작은  소망  한  소절  노래하려  한다

  턱없이  힘겨운  댓가  다  치르고
  소진하여  더  머물  수  없는  진액을  짜듯  하여
  서쪽으로  지는  붉은  노을  그  장쾌한  잦아짐으로
  뿜어내는   마지막  사랑의  절규는
  엉걸퀴같은   온갖  시름을
  지워  버리고도  남아
  기다림도  가시고  눈물도  가시고
  잦아드는  외로움도  저물어  간다는
  마음  한  웅큼  비우는  것으로  
  세월이  남긴  마지막  유산을  태워버리는.
                                 장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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