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부부
2009.01.22 05:28
한 30년 이상을 살다보니
부부가 아니라 나그네같이 낯 설 때가 있다
편협된 사고에서 벗어나
욕망의 잔영도 벗어 던지고
이제 35년이라는 길고도 혹독한 삶의 무게까지 얹어져
예까지 와보니
해체 되어진 모든 존재의 본질도 해방된 것인지
동굴 속마냥 어둡고 아득하다
그 많던 꿈은 다 어디로 가고
꽃 한 송이에도 감격했던 정성은 없어졌다 해도
아릿한 달빛도 보듬고 싶었던 엷은 향수도
이젠 먼 얘기가 되었다
박터지게 싸우고
무던히도 미워 씩씩대던 열정도 온데간데 없이
돌아누운 등덜미가
시리고 아프다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고
온갖 고민 다 털어 놓아도 흉이 되지 않을 언저리에
평화롭고도 외로운 부부라는 이름은
이제 속도에 몸을 싣고 가는 것보다
달구지 타고 가 듯
처처에 피고 지는 들꽃도 바라보고
달 빛 뿌옇게 흩어지는 너머로
그 위에 떠 오를 태양을 보는 것처럼
사랑도
그렇게 농익은
낮은 산등성이 봉우리에
자족하는 것까지
낯선 풍경으로
엇박자 이웃으로.
ㄴ
부부가 아니라 나그네같이 낯 설 때가 있다
편협된 사고에서 벗어나
욕망의 잔영도 벗어 던지고
이제 35년이라는 길고도 혹독한 삶의 무게까지 얹어져
예까지 와보니
해체 되어진 모든 존재의 본질도 해방된 것인지
동굴 속마냥 어둡고 아득하다
그 많던 꿈은 다 어디로 가고
꽃 한 송이에도 감격했던 정성은 없어졌다 해도
아릿한 달빛도 보듬고 싶었던 엷은 향수도
이젠 먼 얘기가 되었다
박터지게 싸우고
무던히도 미워 씩씩대던 열정도 온데간데 없이
돌아누운 등덜미가
시리고 아프다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고
온갖 고민 다 털어 놓아도 흉이 되지 않을 언저리에
평화롭고도 외로운 부부라는 이름은
이제 속도에 몸을 싣고 가는 것보다
달구지 타고 가 듯
처처에 피고 지는 들꽃도 바라보고
달 빛 뿌옇게 흩어지는 너머로
그 위에 떠 오를 태양을 보는 것처럼
사랑도
그렇게 농익은
낮은 산등성이 봉우리에
자족하는 것까지
낯선 풍경으로
엇박자 이웃으로.
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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