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갈대

2010.03.26 11:18

장정자 조회 수:632 추천:83

매일  지나는  길   한켠에
시절을  건너뛴  갈대
처연히  서  있다
이름모를  가을을  머리에  이고
하늘하늘  꽃대  가녀린
연빛  잔잔히  머물다
설핏
애잔한  슬픔
속으로  감추듯하여
이리  설레게  눈부신  아픔이여
나더러  어이하라고
여기  
계절을  마다하고  섰는가

혹  시절이  하수상하여
한  판  걸지게  춤이라도  추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이  계절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가
아무려나  꽃향  뿜은  들
뭐  그리  대수냐고

길  잃은  철새  되어
가는  길  뒤돌아  볼  틈  없이
그만  주저  앉아  버렸는가

길을  잃고  헤메는  그대

그러나  내게는
행복이  뚝뚝  꽃물지어
흐느끼다
이윽고
가는길  묻는다


나도  길  잃고
헤메는  나그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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