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2010.04.28 01:33
오! 수정체처럼 희고 설레던
봄날이
손에 잡힐 듯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저만치 속절없이 떠나고 있다
내 유년시절
동네 개울가 거친 모래 한 줌 움켜 쥐다가
대책없이 흘러 가 버렸던 기억을
생각케 한다
그때는 허무라는 걸 몰라도 좋았다
세상이치라는 게
봄날같이 맑고 고운 것이
그리 손에 든 모래알처럼
스르르 빠져 달아나는 것을
소유에로의 집착을 기다리지 않을 태세로
봄날은 어느새 저만치 가고 있다
아직도 봄날은 기다리지만
가는 것은 더 빠르다
인생길 같이.
봄날이
손에 잡힐 듯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저만치 속절없이 떠나고 있다
내 유년시절
동네 개울가 거친 모래 한 줌 움켜 쥐다가
대책없이 흘러 가 버렸던 기억을
생각케 한다
그때는 허무라는 걸 몰라도 좋았다
세상이치라는 게
봄날같이 맑고 고운 것이
그리 손에 든 모래알처럼
스르르 빠져 달아나는 것을
소유에로의 집착을 기다리지 않을 태세로
봄날은 어느새 저만치 가고 있다
아직도 봄날은 기다리지만
가는 것은 더 빠르다
인생길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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