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나 유월에

2010.06.20 07:35

장정자 조회 수:541 추천:69

우리
오월이나  유월에  만나요
얼음  지치던  고즈넉한  겨울  가고
봄  꽃  울  밑으로  흐드러지던  봄날  가  버리고
이제  한  길쯤  뒤도  보고
앞도  내다  볼  수  있는  오뉴월에
만나요

우울한  날에  
한바탕  웃일일도  없던  
그  날들을  깡그리  보내기로  해요
눈물도  눈꽃처럼  날려  버리고
슬픔도  강물같이  흘려  보내고
외롭고  힘겨운  것들
공기  중에  훌훌  털어  버리고
둘이  마주  앉아  그냥  웃어  보기로  해요

한  가운데  서서
꽁꽁  숨어  있던  나를  끌어내어  
던져  버리고
이  모습  이대로  웃어  젖혀
다  토해  버리면
나를  감싸  안고   함께  춤을  추는  오뉴월이  거기  있잖아요
모란꽃  푸르른  잎새  사이로
어느  들녘은
눈부신  아픔으로  손을  흔들거에요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세월을
기다려  보기로  해요  우리
오뉴월에
가는  길  잠시  돌아서서
숨  한  번  고르고

그래도  지치면

울림으로  다가서는
저  오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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