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접시꽃

2011.08.08 08:56

장정자 조회 수:307 추천:19

그냥  풀  한포기  힘차게  대를  세우고
저리도  꿋꿋이  서 있나  지나쳤더니
무심코  돌아본  그  꽃망울은  
흰  꽃술을
눈결같이
하르르  내리  듯
순백의  웨딩옷  수줍게  입은
하얀  접시꽃  되어
눈부시게  고즈넉히  서  있다


  너무도  반가워서  품에  안아보고  싶다
옛  유년시절
가난한  장독대  뒤켠에서
숨바꼭질  할때면
꼭  접시꽃이  이리저리  피어  있어서
먼  꿈을  저  꽃술로  감추곤  했지
아련히  피어  올렸던
한  낮의  일탈은
늘  접시꽃  볼때면  슬프곤  했지

  그리운  접시꽃이
이리  먼  곳에서도
장독대  대신  우리집  앞뜨락에
찾아온  건
어디서  씨눈이  날라  와
나의  옛시절을
그  순결한  때를
잠시도  잊지  말라고  
얘기하러  온건지도  모르겠다

수정같이  맑은
하얀  접시꽃이  
내게

  숨지말라  한다
깨끗하라  한다
슬퍼하지  말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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