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은 그들에게

2011.11.21 07:12

장정자 조회 수:385 추천:36

그들은  이미  이  세상에  없을  지  모른다

  갓  돌지난  아이  그  천진한  눈망울
올려다  볼  때  그들은  어디에  있었나
차디찬  얼굴  매몰찬  눈으로
그  어린 아이  손한번  잡아  줄  따스함보다
쑤근쑤근  이상한  눈짓으로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나면서  무슨  전염병이라도
옮을  것처럼  
아이에게  냉혹한  손
차거운  멸시를  던지고
더러운  벌레보듯  돌아섰던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
  
  그들은  이미  이  세상에  없을  지  모른다

자기에게는  결코  닥치지  않을  걸로  확신하여
맘껒  야비한  말로
험한  행동을  했어도
그들에겐  상처가  아니었다
언젠가  닥쳐  올  불행이라도
자기와는  상관없는  장애로  인정했던
그들은  평생을  살면서  
결코  자기생애  말고  다음  생애라도
아무런  불행이  없었는지
  
  묻고  또  묻고  싶다
그들의  마음은  평온  했었는지를
또한  묻고  싶다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엔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의  비켜감이
괜한  몸짓으로  거리를  두고
힐끗힐끗  거리는  모양을
아이는  이해가  안  되었다
다른  사람에게  다정히  다가가기를  
가까이  손잡아  보고  싶어
내미는  손
그들은  날쎄게  내쳐버리고
아이를
그렇게  서늘하게  외롭게  했었다
다른  사람  얼굴은  볼  수  있어도
자기  얼굴은  볼  수  없던  아이는
제  얼굴이  무수히  흠집으로
패어  있는  걸  몰랐었으니까

  그렇게  메몰찼던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
어린아이
정에  목말라  울고  있던  아이는
혼자  가슴앓이
처연한  세살  때  부터
스스로  
익혔어야  했다
모두가  등  돌렸던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
끔찍히도  싫어서
가까이는  얼씬도  않던  그들에게
그  아이가  할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  어머니의  가슴만큼이나
먹물을  풀어놓은  듯
까맣게  먹먹하여서
눈물에 밥을  말아  먹고
잠을  잘때나  평안했을까
눈만  뜨면  닥쳐  올  두려움에
주눅  들어
작은  몸
고개  쭈볏쭈볏  누구한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많은  용기와  자기  확신이  아니고는
힘겨움에  
쓴뿌리  잘라내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아이
작은  아이  
천진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때
그  손  뿌리쳤던  그들을  생각해  본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
그  작은  아이  여기에  
노인되어
길섶에  걸아가는
천진한  눈을
아릿한  몸짓으로  다가가  손을  내민다
아이야  사랑스런  아이야
때묻지  않은  눈을  가진  작은  아이야
이제  갓  걸음마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  눈에  무엇이  보이는지
행여  어둡고  거짓된  것은
냉혹하고  야멸찬  비웃음  같은  건
그들에게  돌려  주려므나

  누구나  소중한  것이  인생이란다
차별은  모두가  교활한  것을
그들은  먼  훗날  깨달을  때  즈음
세상은  그들을  버릴지  모른다
그  못다한  사랑을  되돌려  갚으려  해도
차마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고
대신  작은 아이  천진한 눈  바라볼  때
질곡어린  울림으로  다가가
힘껒  안아  주는  것  외엔
옛날로  돌아가
눈을  적시는  아이야  슬픈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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