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 타령

2005.01.13 23:26

최영숙 조회 수:343 추천:6

선배님, 그곳에 비가 많이 오셨다지요?
안 떠내려 가셨어요?
그 쪽에서는 2주일 동안 비가 왔다면 대단한
뉴스지요?
저희는 한달 동안 추적추적, 죽죽, 후다닥 쏟아지기도
하기 때문에 햇빛이 나는 날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지요.
기분이 어떠세요?
그래서 동부에 뚱뚱한 사람이 많은가봐요. 특히 볼티모어가 비만도시 몇위라던가에 올랐다네요.
굵은 비가 밤새도록 쏟아져서 빗소리에 밤잠을 설쳤는데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쵸코렛도 먹고 건포도도 한웅큼 집어 먹고 단 것을 찾아 다니지요. 우울하니까.
옛날 어린 시절, 화성땅에서요. 비만 오면 맹꽁이가 울잖아요.
그것도 두엄더미가 쌓인 물구덩이에서.
전 한번도 실물을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어요.
먼 발치에서 바라보다가 다가가면 어느 새 물속으로 뛰어 들어가
버리고.
비오는 여름, 맹꽁이가 우는 날, 영락없이 누군가 부침개를
만들잖아요.
자욱한 안개 사이로 솔솔 파고 들어오는 들기름 냄새.
애호박,부추를 넣어 얄팍하게 부쳐낸 밀떡.
그래서 맹꽁이는 비를 알리고 그것도 오랫동안 올거라는 예보였지만 기름 냄새를 동반해 주는 덕에 지금도 제게는 맹꽁이가 낭보로
입력이 되었지요. 하지만 여기는 왜 맹꽁이가 없지요?
맹꽁, 맹꽁! 기분 좋은 소리. 비가 와도 좋고, 오래 와도 좋고,
끝나면 더 좋고.
햇빛이 드디어 나타났다면서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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