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증
2002.12.10 09:05
이성열
뒤웅박 하나로 갈증을 풀어주던 샘물가는
이제 아무도 그리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물 한 잔을 마시고도 그 플라스틱
빈 병 하나를 쓰레기로 남긴다
서류 한 장을 찍어내기 위하여 미친여자가
침을 뱉듯 수 장을 버리는 컴퓨터 인쇄기
기사 하나 때문에 몇 마장을 돌아가는 윤전기
쏟아지는 종이, 쓰러지는 나무, 쌓이는 쓰레기
미처 사용치 못한 채 버려지는 음식, 수퍼마켓으로
다시 달려가는 탱크 같은 승용차, 그 검은 연기
여기저기 감염되는 땅의 종양, 쓰레기 하치장
더러운 건 생명의 배설물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불감증 환자, 너무 흔하고 널부러져
보물 보화도 없고, 배부름도 못 느끼는, 그래서
채울 수 없는
갈증.
뒤웅박 하나로 갈증을 풀어주던 샘물가는
이제 아무도 그리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물 한 잔을 마시고도 그 플라스틱
빈 병 하나를 쓰레기로 남긴다
서류 한 장을 찍어내기 위하여 미친여자가
침을 뱉듯 수 장을 버리는 컴퓨터 인쇄기
기사 하나 때문에 몇 마장을 돌아가는 윤전기
쏟아지는 종이, 쓰러지는 나무, 쌓이는 쓰레기
미처 사용치 못한 채 버려지는 음식, 수퍼마켓으로
다시 달려가는 탱크 같은 승용차, 그 검은 연기
여기저기 감염되는 땅의 종양, 쓰레기 하치장
더러운 건 생명의 배설물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불감증 환자, 너무 흔하고 널부러져
보물 보화도 없고, 배부름도 못 느끼는, 그래서
채울 수 없는
갈증.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 | 작은 천사들의 합창 | 이성열 | 2004.03.14 | 329 |
15 | 치과에선 오페라가... | 이성열 | 2004.01.08 | 349 |
14 | 하와이, 하나우나 베이 | 이성열 | 2003.05.01 | 650 |
13 | 사탕수수농장 | 이성열 | 2003.04.30 | 380 |
12 | 해피투게더 | 이성열 | 2003.02.09 | 687 |
11 | 끈 | 이성열 | 2003.01.24 | 353 |
10 | 작은 새 | 이성열 | 2003.01.19 | 388 |
9 | Divorce Not Allowed | 이성열 | 2003.01.13 | 325 |
8 | Re..비가 오면 소금을 부어... Stray Dogs | 이성열 | 2003.01.10 | 439 |
7 | Marathoners | 이성열 | 2003.01.09 | 299 |
6 | About Salt | 이성열 | 2003.01.09 | 346 |
5 | The Last Moon | 이성열 | 2002.12.13 | 347 |
4 | The Belt(허리띠) | 이성열 | 2002.12.10 | 427 |
» | 갈 증 | 이성열 | 2002.12.10 | 267 |
2 | 흔 적 | 이성열 | 2002.12.08 | 276 |
1 | 풍경 만들기 | 이성열 | 2002.12.08 | 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