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바로 시인이란 걸 알았다
2004.03.14 01:19
내가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그는 수도 없이 동전을
주차계기에 집어 넣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나는 그에게 물었다
"6시 이후엔 돈을 넣지 않아도 되지 않소?
계시판에 그렇게 써 있는데..."
"당신 말이 맞을 거요...나는 계시판을
읽어 보지 않았으니까......"
시 낭송이 진행될 때
나는 그가 바로 시인이란 걸 알았다
시에 비해 그의 낭송솜씨는
투박하고 어눌했다. 목소리는 떨렸고
원고를 들고 있는 손은
떨리다 못해 몹시 흔들렸다
누가 보아도 그 서투름은
전문가 답지 않았다
얼마 후 시 낭송이 끝나고
모두가 돌아 갔을 때
나는 그도 사람들과 함께
돌아 가는 것을 보았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에
너무 긴장해서 그의 소지품조차도
모두 마루에 남겨 놓은 채로......
그는 수도 없이 동전을
주차계기에 집어 넣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나는 그에게 물었다
"6시 이후엔 돈을 넣지 않아도 되지 않소?
계시판에 그렇게 써 있는데..."
"당신 말이 맞을 거요...나는 계시판을
읽어 보지 않았으니까......"
시 낭송이 진행될 때
나는 그가 바로 시인이란 걸 알았다
시에 비해 그의 낭송솜씨는
투박하고 어눌했다. 목소리는 떨렸고
원고를 들고 있는 손은
떨리다 못해 몹시 흔들렸다
누가 보아도 그 서투름은
전문가 답지 않았다
얼마 후 시 낭송이 끝나고
모두가 돌아 갔을 때
나는 그도 사람들과 함께
돌아 가는 것을 보았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에
너무 긴장해서 그의 소지품조차도
모두 마루에 남겨 놓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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