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을 자를 수는 있어도
2004.04.21 10:10
이발사가 내 머리를 다 깎았을 때
나는 다시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내 주위의 모두는 왜 나로 하여금
머리를 깎게 하는 걸까?
어릴 땐 엄마와 누이가
사춘기 땐 학교에서
그리고 국가까지 나서서
마치 잔디 기계가 잡초를 밀어 버리듯
우리 머리를 깎지 못해 안달했다.
지금은 내 아내조차도 머리를
깎으라고 내 등을 떼민다.
하지만 나는 머리 깎기를 싫어한다.
삼손처럼 힘을 잃어서가 아니라
바뿐 중에 이발소에 가서 앉아 기다리고
내 신체의 일부를 남의 수중에 방치해 놓고
처분만 바란다는 건 내 마음이 내키질 않는다.
이발 후 군인이나 죄수처럼
부자연스런 모습도 나는 좋아하질 않는다.
머리를 깎지 않으려 저항한 사람은
나 뿐 만이 아니다. 일종의 전통이다. 우리
조상들은 머리를 깎지않고 상투를 얹었다.
그들은 머리카락도 팔 다리처럼
신성하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체의 일부로 믿었다.
19세기 말, 일본 식민지 하의 정부는
모든 남자들의 머리를 자르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래서 그들은 당국에 저항했다.
"가단두, 불가단발"을 외치며...
나는 다시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내 주위의 모두는 왜 나로 하여금
머리를 깎게 하는 걸까?
어릴 땐 엄마와 누이가
사춘기 땐 학교에서
그리고 국가까지 나서서
마치 잔디 기계가 잡초를 밀어 버리듯
우리 머리를 깎지 못해 안달했다.
지금은 내 아내조차도 머리를
깎으라고 내 등을 떼민다.
하지만 나는 머리 깎기를 싫어한다.
삼손처럼 힘을 잃어서가 아니라
바뿐 중에 이발소에 가서 앉아 기다리고
내 신체의 일부를 남의 수중에 방치해 놓고
처분만 바란다는 건 내 마음이 내키질 않는다.
이발 후 군인이나 죄수처럼
부자연스런 모습도 나는 좋아하질 않는다.
머리를 깎지 않으려 저항한 사람은
나 뿐 만이 아니다. 일종의 전통이다. 우리
조상들은 머리를 깎지않고 상투를 얹었다.
그들은 머리카락도 팔 다리처럼
신성하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체의 일부로 믿었다.
19세기 말, 일본 식민지 하의 정부는
모든 남자들의 머리를 자르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래서 그들은 당국에 저항했다.
"가단두, 불가단발"을 외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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