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2007.11.18 01:14

이성열 조회 수:419 추천:37

대추 하나 입에 물고 십리 길을 간다는 말이
예전엔 좀 허세가 심하다 싶었지만
요즘 같은 스피드 시대엔
아주 심한 과장도 아니지

동쪽 사람 살던 집을 물려받은
백인 친구가 뒤란 가득 열린 대추를
한 자루 따 들고 와
어찌할 바를 모른다
깨끗이 씻어서 나누어 먹었더니
작은 사과 맛이 난다고... 그런가?

이들은 먹어보질 않아 그 맛 모르고,
난 늘 먹어보고서도 그 맛 모르고...
하긴 대추 하나에도 우주가 담겼을테니
그 진정한 맛 헤아리기 쉽지 않을 터

그렇잖아도 탐욕으로 그득한 뱃속
맛도 모르며 자꾸만 먹어
채우기 급급하지 말기
은근한 대추 맛 그 모양새 작다 해도
배만 부르고 실속 없는 과일보다야
열 배 스무 배 쓸모 있는 걸 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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