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보기

2009.04.25 10:30

이성열 조회 수:854 추천:95

어쩌다 시원하게 잘 본 배변은
골프장에서 썩 잘 친
타구만큼이나 통쾌하다

언제는 변소 가는 일을
'뒤보러 간다'고 한 적이 있다

건강을 확인하는 의미의 이 말은
배설을 하고 뒤를 돌아보아
변의 상태를 살펴 안녕을 가늠한 것

현대는 변소를 화장실이라 하지만
화장은 본래의 용무가 아니므로
변죽만을 울리는 격

배변 행위는 신체에서
쓰고 남은 불필요한 것들을
수분의 힘을 빌어 배설하는 생리지만,
물을 안 마시고도 변비를 모르는

토끼에게 물어 보라
사람의 몸에서 수분이 마르는 건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기 때문

안돼는 배설을 위해 고통을 견디다
눈물, 콧물까지 다 짜내어도
시원한 배변은커녕 혈압을 못 견뎌
저승의 문턱을 넘나드는  불상사를

맞기도 한다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만족하게 뒤보기를 염원하지만
잘 안될 땐 역설적 방법 하나
-나이를 되돌리는 것

지금도 이 땅위엔 생체리듬을 맞추려
뒤보러 간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짜며 용을 쓰고 앉아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 극장에서 이성열 2009.01.03 591
35 도둑 이성열 2009.03.14 814
34 기타교습 이성열 2009.04.06 818
» 뒤보기 이성열 2009.04.25 854
32 굴비 꿈 이성열 2009.05.17 1366
31 방울뱀 이성열 2009.05.31 872
30 7년 만의 변신(2) 이성열 2009.06.28 911
29 목걸이(2) 이성열 2009.06.28 1267
28 달처럼, 해처럼 이성열 2015.09.16 66
27 하이킹을 하며 [1] 이성열 2015.09.22 30
26 st. 헬렌 계곡에서 [1] 이성열 2015.10.01 64
25 텃밭에서 [2] 이성열 2015.10.06 41
24 후추와 고추 이성열 2015.10.21 71
23 담쟁이 이성열 2015.10.28 67
22 구원 이성열 2015.11.15 18
21 수필 고 수 이성열 2015.11.28 106
20 시조 상공에서 이성열 2015.12.15 52
19 헐리우드의 사슴 이성열 2016.01.16 26
18 너구리 이성열 2016.02.18 39
17 오파슴 (Opossum) 이성열 2016.04.17 65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42,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