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 이윤홍 낭송/유현서
2007.02.01 21:53
가지/이윤홍 낭송/유현서
산고 産苦의 열熱이 심해서 그랬는지
그도 아님, 덩치 큰 바람이 맷집좋은 엉덩이로
깔고앉아 그랬는지
제 몸 하나 가누지못한 가지가
땅으로 머리를 쳐박고 있다
속 뼈가 보이도록 허리 꺽은 가지가
한 점 피부로 겨우 붙어있는 가지가 꽃을 피웠다
하늘로 곧추 선 가지들 보다 더 기를 쓴 모양인지
그들보다 열배는 더 넘게 꽃을 피워내서는
오가는 이들을 가로 막는다
아무도 가지가 피워낸 꽃을 피해가지 못한다
아니, 피하려고 하지않는다
정신없이 걸어오다 부딛친 사람들은 꽃인 줄 알고
머리를 한번 더 살그머니 부딛쳐 본다
그때마다 이마엔 꽃이 새겨지고 꽃향기가 난다
가지는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싶었을게다
제 허리를 꺽어서라도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었을게다
내려서는 길만이, 낮아지는 길만이 다가가는 길임을
알았을게다
잡아당기면 그냥 툭- 끊어져 버릴것같은 저 가지가
끊어질까 오히려 안달하는 사람들이 가지 주위를
조심스레 돌아서 간다
가지의 꺾여진 자리가 환하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가지 / 이윤홍 낭송/유현서 | 유리미소 | 2007.02.01 | 523 |
158 | 누나야, 또 시집가나 /염동진 | 유리미소 | 2007.02.02 | 407 |
157 | 신간-시인 이윤홍씨 수필집 | 이로사 | 2008.08.11 | 361 |
156 | 살아가는 일도 사랑하는 일만큼이나 | 오연희 | 2008.03.21 | 311 |
155 | 세한삼우의 기개로...... | 김신웅 | 2004.01.29 | 309 |
154 | 한 해를 보내면서... | 장태숙 | 2007.12.29 | 289 |
153 | *★♥보람된 “한가위”맞으소서! ♥★ | 이기윤 | 2008.09.08 | 288 |
152 | 잘가다가 종3 이태원이 뭐야 | 최석봉 | 2004.06.10 | 288 |
151 | 축성탄 | 백선영 | 2008.12.22 | 285 |
150 | 송구 영신 | 박영호 | 2007.12.31 | 283 |
149 | 이메일주소 변경 | solo | 2007.01.21 | 281 |
148 | 감사합니다 | 정국희 | 2009.05.31 | 280 |
147 | 가톨릭 신문 원고 청탁건 | 지희선 | 2008.07.10 | 276 |
146 | 김신웅 회장님 | 이윤홍 | 2004.01.30 | 275 |
145 | 복날입니다 ^^* | 백선영 | 2008.07.18 | 274 |
144 | 대포는 역시 막걸리라야 | 문인귀 | 2003.12.19 | 272 |
143 | 그 눈부심에 | 남정 | 2004.06.09 | 268 |
142 | ^^* | 백선영 | 2009.04.06 | 266 |
141 | 즐거운 추석 되십시오 | 정정인 | 2008.09.12 | 264 |
140 | 축하 합니다 | 서용덕 | 2012.07.23 | 2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