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의 엽기적인 그녀

2003.12.30 07:02

이윤홍 조회 수:353 추천:21

새해 아침의 엽기적인 그녀


새해 아침 동도 트기 전에 그녀가 나를 불러냈습니다
파도가 질펀하게 울고 있는 구석바위 위에서 옷을 벗
어 던지더니 나도 벗으라는 거였습니다 쪼그라든 고
추를 두 손으로 가리고 엉거주춤거리자 한방 냅다 먹
이며 당당하게 서라는 거였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 알
게 모르게 들은 주누과 비굴 비애와 남루는 다 벗어
버리고 자기 남자답게 새해를 대하라는 거였습니다
사랑도 발가벗고 달라붙어 오지게 쟁취하라는 거 였
습니다

악쓰는 그녀 목소리가 파도소리인지 고래 울음소리
인지 분명치 않은데 자꾸만 바다가 가슴을 치고 올
라와 와락 그녀에게 달려들었습니다 균형 잃은 파도
가 후려치는 바람에 우리는 부둥켜안은 채로 이제
막 불끈 솟고있는 붉은 해 속으로 떨어져 버렸습니
다 배 터지도록 해를 먹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2 부부 이윤홍 2003.12.23 308
» 새해 아침의 엽기적인 그녀 이윤홍 2003.12.30 353
240 밤의 소리 이윤홍 2003.12.30 359
239 새해에는 이윤홍 2003.12.31 343
238 목숨 이윤홍 2004.01.02 535
237 새해 아침에 이윤홍 2004.01.04 513
236 깊고 푸른 밤이 이윤홍 2004.01.10 464
235 사랑 예보 이윤홍 2004.01.15 474
234 나, 불 댕겨버릴까 봐 이윤홍 2004.01.22 493
233 헛것 이윤홍 2004.01.27 347
232 물소리 이윤홍 2004.04.01 442
231 뱀 -이브 1- 이윤홍 2006.09.19 147
230 능금 -이브 2- 이윤홍 2006.09.19 143
229 나뭇잎 하나 -이브 3- 이윤홍 2006.09.19 152
228 이브 -이브 4- 이윤홍 2006.09.19 126
227 아담 -이브 5- 이윤홍 2006.09.19 260
226 비, 조금은 더 깊어진 침묵 속에서 이윤홍 2006.09.22 265
225 하늘 이윤홍 2006.09.25 181
224 새 두 마리, 저 한 마리 이윤홍 2006.10.03 338
223 부부 이윤홍 2006.10.03 177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604,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