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에

2004.01.04 15:11

이윤홍 조회 수:513 추천:28

새해 아침에


말해보렴
어떻게
빛 하나 없이 깜깜한 어둠 속
길 하나 없는 길을 걸어왔는지
기대보다 실망이
용기보다 좌절이
희망보다 절망이 발목을 잡고 늘어지던 한 해를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여기까지 왔는지를

강인한 육체보다
냉철한 이성보다 더 강한 힘
겨지씨 보다도 작지만
이 세상 무엇보다 크나큰 믿음의 힘
오직, 그 믿음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나니

오, 보라,
불모의 사막을 건너온 우리앞에 서있는
순백의 새해, 새해 아침을

아직은 숨 가쁘고 다리 힘 없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일어서자
벌떡 일어서서 두 손을 활짝 벌려 새해를 맞이하자
한 해를 건너온 그 믿음만으로도
이 눈부신 아침
우리는 넉넉한 부자가 아니더냐

그러나
새해는 새로운 시작의 순간일뿐
우리는 또 새로운 길을 떠나야한다

한 해를 지나올 때 마다
한 점 바람에도 흔들리고 비틀대던 믿음이
어둔 길마다 깊이 박혀있다
환 하게 박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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