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이브 4-
2006.09.19 14:46
이브
-이브 4-
똑-
따는 순간 밝아진 눈이
속살대는 뱀의 혀로 알몸 휘어감는
부끄러움
과즙에 흠뻑 젖은 몸
차마 견디기 어려워 용서받고 싶은데
고개 들기만 하면 색(色)에 물드는
영리한 눈과 귀를
거부하지 못하는 이 무명(無明)
떠날 때의 눈물이
붉은 피로 흐르고 있는데
언제쯤일까
순결한 영혼만으로 당신 앞에 설 수 있는 날은
오늘
마음 속에 바위 하나 놓는다
이제사 조금씩 깨달아 오는
-따지말라- 던 말씀
손끝으로 새기며
과즙에 젖은 몸 닦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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