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
2007.02.02 14:12
물소리
물소리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물은 없었다
잡목 사이로 나가보았다
계곡 바닥엔
수 백년 전 흘렀던 흔적만 남아있고
이끼도 화석이 되어있었다
일년 열두 달
이슬 몇 방울로 생존하는 생명 이외는
바위조차 목말라 쩍쩍 갈라지는 곳
가시에 꽂히는 햇살보다
더 날카로운 갈증을 견디지 못해
뿌리 채 뽑아들고 온 몸으로 뒹구는
가시덤불 사이를 빠져 나올 때
또
물 흐르는 소리를 들었다
물이 폭포처럼 흐르는 소리를 들었다
뒤를 돌아보았다
골짜기 옆구리에 서 있는
수 백년 된
몆 그루의 거대한 팜 튜리에서
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물이 쏟아질 때마다
광야가 숨막히는 입김을 토하며
꿈틀 몸을 뒤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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