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2007.02.03 00:36

이윤홍 조회 수:160 추천:10

          빗속에서





          몸 속 어디에서
          투-투-툭 신경이 끊어지고
          퉁퉁 불은 삶이 빠져나간다

          와이퍼의 반복되는 단조음속 에서도
          뇌수는 끊임없이 흘러내려 시야가 뿌옇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차창을 스처가는 불빛이 야성으로 번들거린다

          비를 추월하는 20피트 컨테이너 운송차의
          부-우-우- 하는 신호음에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산허리에 처박히는 차

          산은
          신음소리를 내면서
          터진 상처로 온 몸을 게워내고 있는데
          길 마즌편 아래로 와글와글 거리며
          무수히 내려꽃히는 비.비.비.

          순간
          몸 속 어디선가 가려움이 일고
          검은 계곡을 따라
          욕망이 치달아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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