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2007.02.03 01:39

이윤홍 조회 수:159 추천:14

           소리





          차에 받혀 우지끈- 허리꺾는 소리는
          언젠가 호피인디언의 산에서 들은 소리와는
          얼마나 다른가
          삼일의 야영을 끝내고 바람의 산등성일 지나갈 무렵
          우리는 들었던 것인데
          계곡 위 울울창창 숲에서 쿵-하는 소리가
          산을 흔들고 우리를 흔들었던 것인데
          그 울림이 얼마나 크고 깊던지
          그 울림이 얼마나 깊고 부드러웠던지
          한 순간 우리는 가슴 깊이 떨리는 저릿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환하게 드러난 햇살길의 눈부신, 눈부신 숲속에
          길게 누워있는 거목의 장엄 또한 그러하여
          차마 그곳을 떠나지 못했던 것인데
          밤새도록 산 전체를 감아도는 저 긴- 긴- 여운에
          우리는 그만 두 귀 모두 산속에 놓아두고 돌아왔던 것이다

          천년도 더 서 있었을 나무가
          어느 날 제 스스로 벼락치듯 천둥치듯 드러눕는 소리는
          후진하던 콘테이너에 받히는 소리와는 사뭇 다르다
           오늘 한 낮 소리엔 가시가 돋아있다 피가 배어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2 십이월 이윤홍 2007.02.03 195
141 실직자 K의 첫날밤 이윤홍 2007.02.03 219
140 신용카드 이윤홍 2007.02.03 246
139 신비의 꽃 이윤홍 2007.02.03 197
138 시월 이윤홍 2007.02.03 142
137 스팸 이윤홍 2007.02.03 165
» 소리 이윤홍 2007.02.03 159
135 셀폰 이윤홍 2007.02.03 150
134 세모 이윤홍 2007.02.03 174
133 이윤홍 2007.02.03 156
132 사진 찍는 날 이윤홍 2007.02.03 189
131 사막이 사막인 이유 이윤홍 2007.02.03 180
130 사막에 비 내리는 날 이윤홍 2007.02.03 305
129 사랑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겠습니다 이윤홍 2007.02.03 163
128 사랑이 왔다 이윤홍 2007.02.03 161
127 뿌리 이윤홍 2007.02.03 122
126 빗속에서 이윤홍 2007.02.03 160
125 빗소리 이윤홍 2007.02.03 192
124 불륜 이윤홍 2007.02.02 283
123 이윤홍 2007.02.02 147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604,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