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도시

2007.02.03 02:06

이윤홍 조회 수:186 추천:24

          안개 도시






          도시의 안개가  가시지 않았다
          질식해가는 태양의 탓으로 돌렸지만
          자신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기운때문인 줄은
          아무도 몰랐다
          어둠에 익숙한 자들도 안개만은 속수무책이었다
          몸이 부딪칠 때마다 공포가 독버섯처럼 자라났다
          겁먹은 눈들이 희생제물을 찾기 시작했다
          안개부적을 이마에 붙이고 안개주문을 외었다
          시퍼렇게 날이 선 칼을 든 손들이
          안개 속에서 부딪칠 때마다 서로를 찔렀다
          그때마다 붉은 피보다 더 짙은 안개가
          구멍 뚫린 안개심장에서 꾸역꾸역 흘러나왔다
          하늘에서 바라보면 그 도시 어디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크고 작은 안개 덩어리만이 이리저리 떠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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