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사랑

2007.02.03 08:19

이윤홍 조회 수:172 추천:14

         지독한 사랑





         나,
         죽으면 띄우려던 낡은 목선
         오늘밤 바다로 밀어낸다
         그대를 맹세코 사랑한 죄
         어둠 속 멀리 밀어낸다
         배 나아간 길 아예 지우면
         오는 길은 애초부터 있지도 않아
         천지간 어디에도 닿을 곳 없는
         허허 바다건너 적소(謫所)로 보낸다
    
         물결 따라 나아가다 나아가다
         가물가물 수평선에 걸리는 배
         수평선 못 넘고 제 자리 맴도는 저 배를
         떠다민다
         냅다 떠다민다
         선미(船尾)에 찍히는 저 몸서리치도록
         선명한 두 손바닥 뼈

         그런데,
         아, 그런데,
         바다 멀리 밀어낸 배 어느 틈에 돌아와
         밀어내도 밀어내도 앞으로는 나가지 않고
         가슴속 깊이 한사코 들어선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 자벌레 이윤홍 2007.02.03 146
81 작은 꿈 이윤홍 2007.02.03 295
80 저녁노을 이윤홍 2007.02.03 169
79 이윤홍 2007.02.03 176
78 정(情) 이윤홍 2007.02.03 228
77 정말 나는 죄가 없다 [1] 이윤홍 2007.02.03 308
76 조기해체 이윤홍 2007.02.03 134
75 죽어도 죽지 않으려고 이윤홍 2007.02.03 143
74 죽음보다 강한 것 이윤홍 2007.02.03 197
73 중독 이윤홍 2007.02.03 182
» 지독한 사랑 이윤홍 2007.02.03 172
71 지평선 이윤홍 2007.02.03 169
70 첫 눈(1) 이윤홍 2007.02.03 183
69 첫 눈(2) 이윤홍 2007.02.03 176
68 치매 이윤홍 2007.02.03 207
67 파고다 공원 앞에서 노래 부르는 타고르 이윤홍 2007.02.03 478
66 파리 이윤홍 2007.02.03 193
65 폐도 이윤홍 2007.02.03 195
64 폐선 이윤홍 2007.02.03 220
63 포인세티아 이윤홍 2007.02.03 173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604,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