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
2007.02.03 08:38
폐선廢船
폐선을 보셨는지요
하체는 뻘에 묻고 머리는 쳐들어
조금은 거만한듯 조금은 슬픈듯 조금은 쓸쓸한듯
아스라이 바다를 바라보며
비스듬이 누워있는 폐선을 보셨는지요
그날 아침 갑자기 사람들 눈에띄어
파도리里 전체를 불길한 기운에 휩싸이게 했던 저 배
단 한 번도 마을을 벗어나지 않아 산生마을로 불리우는
할매도 모르는 저 배
그러나 누구나 알고있는 저 배의 내력
길이 끝나는 곳에서 하루를 접었다
방안 깊숙히 파도가 밀려와
익사한 꿈들이 여기저기 둥둥 떠 다녔다
밤새도록 차르르- 차르르- 자갈밭 밟는 소리에
새볔을 나서려다 기어히 그댈 토해냈다
길없는 길위의 집
빛 바래고 누렇게 뜬 벽지를 뜯어 삼각배를 접었다
내 쓸쓸한 삶보다 더 쓸쓸한 그대
보내고 나면
나는 무엇으로 남을까
그날처럼 파도리의 파도가 거칠어지고 짙은 물안개가 마을을
덮을때면
사람들은 방죽위에 말뚝처럼 서있는 젊은이를 봅니다
한 겨울의 하룻밤을 묵고간 젊은이의 배를 바라봅니다
갯벌에 처박힌
방죽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비로소 처녀항해 나서는 폐선
나의 삼각배를 보셨는지요
폐선을 보셨는지요
하체는 뻘에 묻고 머리는 쳐들어
조금은 거만한듯 조금은 슬픈듯 조금은 쓸쓸한듯
아스라이 바다를 바라보며
비스듬이 누워있는 폐선을 보셨는지요
그날 아침 갑자기 사람들 눈에띄어
파도리里 전체를 불길한 기운에 휩싸이게 했던 저 배
단 한 번도 마을을 벗어나지 않아 산生마을로 불리우는
할매도 모르는 저 배
그러나 누구나 알고있는 저 배의 내력
길이 끝나는 곳에서 하루를 접었다
방안 깊숙히 파도가 밀려와
익사한 꿈들이 여기저기 둥둥 떠 다녔다
밤새도록 차르르- 차르르- 자갈밭 밟는 소리에
새볔을 나서려다 기어히 그댈 토해냈다
길없는 길위의 집
빛 바래고 누렇게 뜬 벽지를 뜯어 삼각배를 접었다
내 쓸쓸한 삶보다 더 쓸쓸한 그대
보내고 나면
나는 무엇으로 남을까
그날처럼 파도리의 파도가 거칠어지고 짙은 물안개가 마을을
덮을때면
사람들은 방죽위에 말뚝처럼 서있는 젊은이를 봅니다
한 겨울의 하룻밤을 묵고간 젊은이의 배를 바라봅니다
갯벌에 처박힌
방죽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비로소 처녀항해 나서는 폐선
나의 삼각배를 보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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