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의 날(刀)

2007.02.03 08:45

이윤홍 조회 수:202 추천:15

            풀의 날(刀)




            나무가 뽑혀나간 자리에 풀이 자라났다
            풀들은 빳빳하게 상체를 쳐들었고
            주위의 여느 풀들과 자신들을 구별지었다
            구름이 지나가다 풀잎에 베인 상처 사이로
            장대비를 토해냈다
            햇살이 풀들의 날에 부딪쳤다
            조각난 태양이 온 벌판에서 반짝 거렸다
            들꽃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 섰지만
            뿌리부터 눌러오는 거대한 힘에
            무의식의 꿈조차 피어보지 못한채
            바람을 닮아갔다

            멀리서 바라보면
            뽑혀나간 나무의 꺽을 수없는
            무수한 욕망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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