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2)
2005.06.15 00:14
여친(女親)과 얼마 전에 헤어진 아들 녀석
여느 아버지 들이 그러하듯이
마음 한구석이 짠하다
연속극에서 많이 보아온 여느 부모들처럼
나는 그런 저질의 부모는 되지 않겠다던
굳센 약속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아들의 여친(女親)에 딴지를 걸었던 속물의 아빠는
그래도 이별의 아픔이 클 아들이 안쓰러워
자신의 경력도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 주제에
약간 각색(脚色)된 옛 이야기 까지 곁들여가며
아들놈 눈치 힐끔 힐끔 보다가
사랑에 대한 훈수 몇 마디
사랑하는 아들아!
사랑은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느니라
남녀 간의 사랑은 원래 영원한 것이 아니니
가끔은, 용암처럼 뜨거웠던 사랑일지라도
세월 따라 비바람 눈보라 맞다 보면
언젠가는 식어 차가운 바위로 변하기도 하느니
가는 사랑 연연하지 말고, 곱게 보내주고
한 가닥 진한 그리움으로 너의 가슴에 묻어두면
한층 더 성숙된 사랑이 너를 기다릴 것이니라
조금은 마음이 풀린듯한 아들놈에게
입가심으로 찡한 끝마디 훈수 하나 더
이애비의 너에 대한 사랑은 영원한 것이니라!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8 | 오아시스 | 권태성 | 2005.09.20 | 250 |
37 | 마음이 아플 때는 | 권태성 | 2005.09.13 | 271 |
36 | 이렇게 하루를 살고 싶다 | 권태성 | 2005.08.28 | 396 |
35 | 감사합니다 | 권태성 | 2005.08.05 | 358 |
34 | 아메리칸 인디안들의 슬픈 이야기 | 권태성 | 2005.07.22 | 485 |
33 | 고향의 여름 | 권태성 | 2005.07.18 | 360 |
32 | 어느 소녀의 이야기 | 권태성 | 2005.07.15 | 265 |
31 | 너 하나 뿐이라는 말 | 권태성 | 2005.07.10 | 289 |
30 | 늦은 봄 강가에서 | 권태성 | 2005.07.03 | 239 |
29 | 섬진강 | 권태성 | 2005.06.30 | 208 |
28 | 슬픈 사슴은 | 권태성 | 2005.06.29 | 362 |
27 | 아버님 생각 | 권태성 | 2005.06.26 | 385 |
26 |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 권태성 | 2005.06.20 | 466 |
25 | 나는야 현대판 빠삐용 | 권태성 | 2005.06.16 | 275 |
» | 아버지와 아들(2) | 권태성 | 2005.06.15 | 231 |
23 | 친구야! | 권태성 | 2005.06.13 | 260 |
22 | 릴케의 조언 | 권태성 | 2005.06.07 | 364 |
21 | 부부 | 권태성 | 2005.05.31 | 290 |
20 | 내가 그대를 그리워함은 | 권태성 | 2005.05.31 | 339 |
19 | 행복은 | 권태성 | 2005.05.29 | 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