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여름

2005.07.18 23:45

권태성 조회 수:360 추천:41


어린 시절 고향의 여름
쌓인 그리움 겹겹이건만
그토록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오직 추억 속에 있을 뿐
그리움 안으로 삭이면
이제 여름은 잔인한 계절

고향의 여름을 다시 찾는 날,
루사 보다 더한 놈이 온다 해도
내, 그를 피하지 않고
그가 몰고 온 광풍(狂風)과
쏟아 붇는 소나기 조차도
내 고향 폭풍의 언덕에 서서
반갑게 맞아주고 싶다.  

그러다, 폭풍에 날리고
퍼붓는 소나기에 잠겨
내 목숨이 다한 다 해도
내, 결코
고향의 여름을
원망하지 않으리.

다행히 살아나 기력 회복하는 날
폭풍이 할퀴고 지나간
상처를 핥으며
쌓인 그리움 폭풍에 실어 보내고
풀벌레 소리 흐드러진
고향의 여름 밤
밤하늘 별을 세며 잠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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