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해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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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소설 / 칼럼 (3) 삿포로 殺人事件

2022.03.22 12:10

이산해 조회 수:161

12

제보자인 청소원을 만난 배불뚝이는 다짜고짜 검정색 나이키 테니스 라켓 숄더백(어깨에 걸치는 가방)부터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

배불뚝이와 마주한 여자 청소원은 상대의 무례함에 이맛살을 찌푸리며 한발 뒤로 물러섰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형사님에게 발견한 물건을 건네면 현상금 1억엔을 받을 수 있나요?”

순간,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의 후배 형사가 딱딱한 어투로 말했다.

이봐요, 아주머니. 우선 테니스 라켓 숄더백과 비닐봉투부터 보여주세요. 그리고 나서 범인의 것으로 확인될 경우 현상금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배불뚝이 곁에선 젊은 형사가 습득한 물품부터 보여달라고 주문하자 여자 청소원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두 형사를 번갈아 곁눈질 했다.

제보자가 눈치를 살피며 머뭇거리자 배불뚝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주머니.우리가 누군지 아쇼? 형사요. 우린 지금 시간이 없소. 그러니 당장 물건을 봅시다.”

인상을 잔뜩 구긴 배불뚝이가 고압적으로 말하자 움찔한 여자 청소원이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등을 보이며 사라졌다.

그리고 문제의 테니스 라켓 숄더백과 묵직한 검은색 비닐봉투를 들고 나왔다.

여자 청소원이 말했다.

“이 가방이 예요. 그리고 비닐봉투에 든 것은 무슨 총인 것 같았어요.”

다혈질인 배불뚝이가 황급히 여자의 손에서 물건을 나꿔 챘다.

그리고 비닐 장갑을 낀 손으로 테니스 라켓 숄더백의 지퍼를 열었다.

 

숄더백에는 라켓은 보이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물품들만 들어 있었다.

배불뚝이 곁에서 내용물을 들여다 보고 있던 후배 형사가 스마트 폰을 꺼내 물품 하나하나를 카메라에 카피했다.

가방 속의 내용물을 모두 끄집어 내 꼼꼼하게 살펴 본 배불뚝이가 시선을 돌려 검정색 비닐 봉투를 집어 들었다.

비닐 봉투를 움켜쥔 배불뚝이가 속 안에 든 내용물을 조심스레 쏟아냈다.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섯 조각의 쇳덩이였다.

움찔한 배불뚝이가 후배 형사를 곁눈질 했다.

쇳덩이는 다름아닌 브라우닝 하이파워 자동 권총을 분해한 것이었다.

배불뚝이가 분해된 권총을 턱으로 가리키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권총을 해체하면 모두 7개의 조각으로 나뉘는데, 탄창과 스프링이 사라졌구먼.”

쇳덩이를 스마트 폰에 카피하고 있던 후배 형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테니스 라켓 숄더백과 권총을 확보한 배불뚝이가 여자 청소원을 향해 말했다.

이것 말고 다른 건 없었소?”

여전히 초췌한 표정을 짓고 있던 여자가 고개만 좌우로 흔들었다.

상대를 눈 여겨 본 후배 형사가 말했다.

이 물건은 어느 장소에서 발견했습니까? 그리고 발견한 날짜와 시간은?”

제보자가 말했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당일이었어요. 저는 당시 오전 10부터 오후 4시까지 공원내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고 있었죠. 여자 화장실은 1시간마다 청소를 했고요.그리고 오후 3시쯤 여자 화장실을 청소하다가 일반쓰레기 통에서 가방(테니스 라켓 숄더 백)과 핸드 타올 휴지 통해서 비닐 봉투를 각각 발견했어요.”

”후배 형사가 덧붙였다.

오후 3시라고 했는데,그 시각에도 화장실을 이용하는 행락객들이 많았겠죠?”

제보자가 답했다.

청소원들은 청소를 하기 전에 화장실 입구를 봉쇄해요. ‘청소중. 출입금지‘라고 새긴 노란 플라스틱 띠를 입구에 걸어 놓죠. 때문에 청소를 하는 시간은 화장실이 텅 비어 있어요.”

제보자의 설명을 귀 담은 두 형사는 납득이 간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배불뚝이는 제보자의 집을 벗어나기 직전 그의 인적사항을 형사 수첩에 받아 적고 토요타에서 대형 비닐 백을 가져와 테니스 라켓 숄더백과 브라우닝 하이파워 자동 권총을 옮겨 담았다.

제보자로부터 증거물을 확보한 배불뚝이가 말했다.

“아주머니. 아직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 물건들이 중요한 단서가 될 것 같소. 따라서 운이 좋으면 현상금 1억엔을 받을 수 있을거요. 물론 아직은 아니지.”

배불뚝이의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귀를 바짝 세운 제보자가 자신의 두 손을 움켜쥐며 말했다.

형사님. 꼭 부탁해요. 제가 현상금을 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후배 형사가 말했다.

아주머니. 행운을 빕니다.”

13

노인 살해사건의 결정적 증거 물품을 확보한 배불뚝이는 기고만장했다.

강력계 짬 밥이 자신보다 아래인 반장(계장)앞에 증거물을 쏟아내는 표정에서 개선 장군의 객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들뜬 표정으로 증거물을 들여다보고 있던 과장과 반장도 배불뚝이에게 악수를 청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반장은 마치 자신이 증거물을 확보한 것처럼 거들 먹이며 서장에게 전화를 넣었다.

이와무라 미치토시 살해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줄 증거물을 확보했다는 반장의 전언에 화들짝 놀란 서장이 한걸음에 달려왔다.

한껏 부푼 반장이 문제의 증거물을 서장에게 보여주며 배불뚝이와 후배형사의 활약상을 보고했다.

강력계 취조실에 펼쳐놓은 증거물을 바라보는 과장과 서장의 눈빛도 반짝였다.

사건 발발 후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서 상급 기관인 경찰청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불호령이 떨어졌다.

도대체 네 놈들은 눈과 귀와 발은 폼으로 달고 있냐“면서 “앞으로 한달 이내 범인을 잡지 못할 경우 집에 가서 마누라 똥구멍이나 핥아라.”고 비아냥 했던 것이다.

헌데, 구세주가 나타나다니….

증거물을 이리저리 살피던 서장이 분기탱천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봐, 반장. 그리고 두 형사! 이젠 범인을 잡을 수 있지? 여기 증거물이 확연 하잖아. 안 그런가! 그러니 어여 서둘러 과학수사대로 달려가시게.증거물에서 범인의 흔적이 지워지기 전에 말일세.”

서장의 들뜬 목소리가 취조실을 맴돌고 있을 때 배불뚝이와 후배 형사는 증거물들을 황급히 챙겨 밖으로 나섰다.

두 형사의 등 뒤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굿 럭!”

14   

한강 둔치 공원.

제네시스 v9 서브벤에 남녀가 앉아 있었다.

반듯한 이목구비와 건장한 체격인 사내와 조각처럼 빼어난 미모의 여성이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은 남녀는 몸을 틀어 서로를 포옹하고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운전석에 앉은 사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합 일간지 동서남북 신문사정치부 차장인 연청음 기자였다.

그리고 조수석에 앉은 여성은 한때 여의도 경찰서 강력계 형사로 활약한 여명이었다.

남녀가 입을 맞출 정도로 사이가 각별한 이유는 연인 이었기 때문 였다.

결혼 적년 기를 훌쩍 뛰어넘은 두 사람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은 시기는 여명이 강력계 형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을 때였다.

당시 여의도 경찰서 캡 기자 였던 연청음이 빼어난 미모의 여 형사를 단독 취재하며 사랑을 싹 튀었다.

 

당초 여명은 연청음 기자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유는 경찰과 기자는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연청음의 끈질긴 구애가 여명 형사의 난공불락 과도 같았던 마음을 무너뜨렸다.

끝내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서로의 일에 대해 상부상조 하며 역량을 발휘했다.

그리고 앞서 밝힌바 대로 강직한 성품의 여명 형사는 경찰 간부들의 비리와 맞서다 스스로 배지를 여의도 고수부지 한강에 던져버리고 야인으로 돌아왔다.

 

한편 일주일 만에 여명과 재회한 연청음 기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군.국회 기자실에 배달된 요미우리 신문을 보고 알았어.여명이 아니고선 그 누구도 그같은 일을 해낼 수 가 없지.박스 기사에 실린 사진을 보는 순간 아이쿠 여명이구나! 온통 검정색으로 몸을 감췄지만 체격과 키 등에서 그대의 특징이 다 드러났 더군.”

여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연청음이 계속했다.

“아무튼 대단해.단 일격에 놈을 제압하다니….권총은 어디서 구입 했나? 설마 대한민국에서는 아닐테고.”

여명이 말했다.

“오사카에서 지인을 통해 구했어요.”

“오호.전직 CIA 에이전트를 말하는 거네?.”

여명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연청음이 덧붙였다.

“뒤처리는 깔끔하게 하고 건너 온 거야?

여명이 말했다.

정황이 별로 없었어요. 공원에 엄청난 인파가 몰린데다 흉상에서 여자 화장실까지 거리가 5분정도 위치에 있어 움직임의 제약이 따랐죠.다행이 여자 화장실이 한가해 증거물을 처리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사방에 CCTV가 좇고 있었을 터인데?”

물론이 예요.겉모습만 찍혔을 뿐 이예요. 하지만…“

하지만.....

찜찜한 대목이 있어요.저를 호텔까지 태워준 운전기사가 문제였어요.그가 후방 거울로 나를 유심히 관찰하더군요.”

연청음이 말했다.

“그대가 천하 절색(絶色)이니 운전기사가 곁눈질을 한 것은 당연 하겠지.”

굳은 표정의 여명이 말했다.

택시 안에도 보안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서 제 모습이 선명하게 찍혔겠죠. 일본 경찰이 공개 수사를 펼치면 십중팔구는 당해요.택시 기사가 입을 열거 예요.”

요미우리를 읽으면서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아무튼 이번 사건에서 그대가 벗어날 수 없을 거야. 따라서 단단히 각오를 해야 돼. 만에 하나라도 일본 경찰이 인터폴을 통해, 또는 직접 서울로 건너와 그댈 연행한다 해도 국제법상 쉽사리 용인되지 않을 거야.결국 이 문제는 국가간의 이해관계로 첨예한 법리 다툼이 따를 거라구.해서 말인데 만약을 대비해서 지금부터 준비를 해. 나도 내일부터 검찰과 국회내 지인들과 접촉해 이 문제를 숙의 할게.”

“고마워요. 저 역시 다방면으로 준비를 해야겠어요.심지어는 일본경찰에 송치되는 문제까지도 대비 해야죠.”

여명이 담담한 어조로 말하자 운전석에 앉은 연청음이 다시 상체를 틀고 여명을 품었다.

사내의 몸에서 뜨거 운 열기가 전해졌다.

여자가 사내의 귓전에 속삭였다.

저는 두려울 것이 없어요. 그 보다는 조부모님의 원수를 갚았다는 것에 통쾌함을 느낄 뿐이 예요.”

오랫동안 한강 둔치 공원에서 심각한 대화를 나눈 남녀는 그 날밤 여명의 고택에서 밤이 새도록운우의 정을 나눴다.

15

공원 청소부가 건넨 숄더백과 권총을 확보한 배불뚝이는 즉시 삿포로과학수사연구소로 직행했다  

그러고는 안면을 튼 감식 계 요원들에게 증거물을 건넸다.

분해된 총기를 받아 든 요원은 즉석에서 진단을 내렸다.

“목재 그립 패널 손잡이를 보니 브라우닝 하이파워예요.벨기에 산이죠.암시장에서 약 2천달러에 거래되고요.총의 트리거가 다소 무거운 것이 흠이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살상무기예요.복열장전식 탄창에는 모두 13발의 총알을 장전할 수 있죠.”

배불뚝이 곁에서 요원의 설명을 귀 담고 있던 후배 형사가 말했다.

“총기의 출처를 알 수 있겠습니까?”

요원이 브라우닝 하이파워를 살피며 말했다.

“불가능합니다.”

배불뚝이가 끼어들었다.

“불가능하다니….?”

요원이 볼펜 끝으로 권총의 손잡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제일 중요한 총기의 제조 번호를 식멸할 수 없도록 모두 갈아버렸어요.소형 그라인더로 밀어버린 것 같군요.”

후배 형사가 끼어들었다.

총기 번호를 확인할 수 없다면 출처가 불 분명하다는 뜻인데…“

요원이 형사를 곁눈질 하며 말했다.

그래요.이처럼 총기 번호를 없애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인 데, 특히야쿠자들이 이 방법을 선호하죠.”

감식 계 요원의 단호한 추적불가‘를 귀 담은 두 .형사는 낭패한 표정으로 입맛을 다셨다.

 

앞서 야쿠자 두목이 알려준 전당포 탐문도 헛수고일 터였다.     

배불뚝이는 사면초가에 몰린 사람처럼 연신 투덜거렸다.

브라우닝 하이파워 자동 권총과 함께 테니스 라켓 숄더백 속의 증거물들도 이렇다 할 단서를 제공하지 못했다.

기대를 걸었던 지문에서도 범인의 것은 확보하지 못했다.

요원은 범인이 추리닝 등 증거물품들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장갑을 낀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자동 권총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물 모두가 중국산 제품이며 사용한 시기는 최근이란 사실만 드러냈을 뿐이었다.

옷가지 등에서 확보한 지문은 검증 결과 공원 청소부의 것으로 확인됐다.

삿포로 시 과학수사본부의 이같은 진단에 실망 감을 감추지 못한 두 형사는 무거운 발걸음을 되돌리며 힘들고 먼 여정을 각오해야만 했다.

16

삿포로 시 토요히라구에 거주하는 미야지마 요시후미(25)는 초정밀 디지털 몰래 카메라를 소니 데스크 탑 컴퓨터에 연결했다.

그러고는 컴퓨터의 동영상 앱을 구동 시킨 뒤 몰래 카메라에 카피한 영상을 재생시켰다.

데스크 탑 모니터 화면에는 다양한 모습의 영상들이 클로즈업 됐다.

대부분은 여성들이 팬티를 내리고 변기에 걸터앉아 볼일을 보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들 녹화 장면 가운데는 눈길을 끄는 동영상도 있었다.

가방에서 큼지막하고 시키 먼 남근(男根)모조품을 꺼내 자위를 하는 영상이 그것이었다.

바이브레터로 작동하는 휴대용 남근이 요동칠 때마다 여자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절정을 맛보고 있었다.

모니터 화면에 시선을 박고 있는 미와지마 요시후미는 여자가 격정적으로 몸을 비틀 때마다 덩달아 자신의 고깃덩이를 움켜쥐고 왕복을 거듭했다.

이처럼 자위를 만끽한 사내는 동영상이 바뀌자 바지춤을 올리고 다음 장면을 주시했다.

 

모니터 화면에 펼쳐진 장면은 이랬다.

검은색 추리닝 차림새인 여자가 화장실 칸막이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황급히 모자와 안경을 벗고 추리닝과 신발도 벗었다.

양손은 푸른색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여자는 두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미녀였다.

얼굴 뿐만이 아니었다.

늘씬하고 단단한 팔등신(八等身)의 몸매 역시 일품이었다.

여자는 민첩한 손놀림으로 걸치고 있던 겉옷을 벗어냈다.

남은 것은 브래지어와 앞부분을 간신히 가린 손바닥만한 티 팬티 뿐이었다.

거의 알몸으로 변신한 여자는 숄더백에서 청바지와 노스 페이스 다운 파카를 꺼내 입고 신발도 갈아 신었다.

벗어낸 모든 것은 테니스 라켓 숄더백에 구겨 넣었다.

여자의 행동은 매우 침착하고 절제돼 있었다.

여자는 숄더백 겉에 부착된 작은 가방의 지퍼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동 권총을 꺼내 들었다.

순간 사내의 눈동자가 부풀어 올랐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여자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권총을 분해했다.

순식간에 일이었다.

권총은 모두 일곱 조각으로 분해됐다.

여자는 손잡이 속에서 꺼낸 탄창 속의 총알을 모두 변기에 쏟아 붓고 물을 내렸다.

권총에서 분해된 스프링 역시 변기 속에 버린 뒤 물을 내려 흘려 보냈다.

나머지는 검은색 비닐봉투에 넣은 뒤 질끈 동여맸다.

 

일을 마친 여자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칸막이를 벗어났다.

화장실 칸막이에서 벗어난 여자는 숄더백과 검은색 비닐 봉지를 각기 다른 통에 버리고는 유유히 화장실을 벗어났다.

넋을 잃고 모니터 화면을 주시하고 있는 사내의 입에서 연거푸 탄성이 터졌다.

그리고 환호성을 질렀다.

“대박이다. 2억엔짜리 명품을 건지다니…...”

 

무릎을 친 사내는 구글에서 삿포로 경찰서 전화번호를 확인한 뒤 송수화기를 연결했다.

삿포로 경찰섭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경찰서 안내 요원의 친절한 목소리를 감지한 사내가 선뜻 말을 못하고 움찔거렸다.

상대가 다시 말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사내는 그제서야 뻘쯤 한 목소리로 말했다.

“중요한 제보가 있어서요.”

“어떤 제보 죠?”

사내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오도리 공원 살인사건과 관련된…..”

사내가 살인 운운하자 화들짝 놀란 안내 요원이 전화를 끊지 말고 기다리라고 한 뒤 회선을 곧바로 강력계로 연결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