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탯줄을 잡고 있는 어린 왕자.jpg

(사진: 프로패셔널 포토그래퍼 Yeah Kkot Ahn 作)


 ”서점은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파는 곳이다.”

중앙일보(서울 발) 316일자 사회면 기사 머리글이다.


본문은 이랬다.


서점을 찾은 독서인들의 책 구매는 뒷전이다.

단지 자리를 차지하고 책을 읽는 데만 열중할 뿐이다.


기사의 행간을 통해 대한인(大韓人)들의 야누스적 책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


책을 읽는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책을 구매하는 것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지구별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국민은 스웨덴 출신이다.

이들은 1년 평균 11권의 책을 구입해 읽는다.”

스웨덴 독서 인구에 뒤이어 프랑스와 영국 미국 일본인들이 년 평균 9권 이상의 책을 서점에서 구입해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으로 부러운 현상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년간 독서량은 얼마인가?

놀라지 마시라!

1인 당 년 평균 0.5.

혹시 숫자를 잘못 개제한 것 아니냐는 반문이 따를 수 있다.

허나, 이 수치는 실제다.

0.5권이라니…… .


평판이 좋았던 출판사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이유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니다.

소비가 없는 유통구조속에서 그 누구인들 살아남을 수 있을까?


수십 만원을 호가하는 사치품은 따져 보지도 않고 냉큼 집어 든다.

허나, 서점을 찾은 소비자는 신간 책을 들었다 놓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이내 손을 털고 빈 손으로 돌아선다.


해를 거듭할수록 책 사랑 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은 불행한 사태다.

이는 인류의 미래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듯한 인간세상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책 사랑 인구가 대폭 확충돼야 한다.


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이다(독서는 가을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계절풍의 기온차로 바깥 출입이 뜸 한 때다.

이럴 즈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자.


구입해서 말이다.


책을 펼친 순간 그대의 영혼에선 우아한 서화(書花)가 만발할 것이다.


그대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모습을 엿보며 뭉클한 감흥이 일지 않던가?
그리고 그대는, 손에 책을 자신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자식들의 정겨운 모습에 가슴이 벅차지 않던가?

남녀가 민망한 거죽을 드러낸 채 지지고 볶는 불륜 드라마에 함몰돼 가족의 저녁 차림도 잊은 코리언들.

책을 손에 잡는 순간, 쭈그렁 망태기처럼 일그러진 얼굴이 들에 백합처럼 화사해 질것이다.


시장 통 어귀에서 서푼 어치도 안되는 봄나물을 좌판에 늘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촌부.

그가 손가락에 침을 발라가며 기쁜 소식(福音書)을 읽는 모습에서 성녀의 형상을 본다.
저토록 글을 경건하게 받아들이는 촌부의 가슴속에는 도대체 어떤 환희의 불꽃이 일까?

뿐이던가?

사념으로 채색돼 만사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어두운 마음속에 책은 진리의 빛으로 구석구석을 비춘다.

안중근은 주검 앞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하루도 책을 읽지 않으면 안에 가시가 돋친 기분이다.”

인간의 양식이 빵만이 아닌 독서의 중요성을 피력한 것이다.
중국 명나라 말기 때 사상가인 홍자성의 저작 채근담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람으로 태어나 서 어찌 수레 정도 책을 읽지 않으리'하며 독서를 멀리하는 것은 짐승이나 다를 없다고 일갈했다.

로마시대 정치가이자 저술가였던 세네카 역시 '인간의 참된 덕성은 독서에서 비롯된다' 충고했다.

'빵이 인간의 물리적 힘을 배양하는 에너지라며, 책은 인간의 내적 행동기관을 살찌우는 영혼의 주방이다.

책을 즐기는(읽는)사람한테 서는 제대로 된 사람 맛이 우려 나온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모든 것이 만사형통이다.
책을 양식으로 여기는 사람은 굶어도 배가 고픈 줄 
모른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오나라의 명장 주유와 촉의 제갈량은 일촉즉발의 전쟁통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책을 통해 다양한 길라잡이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구입해서)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대화의 수준을 가늠해보라.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체감할 것이다.


독서량이 풍부한 사람의 입에서는 반듯하고 온량(溫良)한 말만 나온다.

반대로 책을 멀리하는 사람의 입에서는 패려(悖戾)한 말만 되풀이 될 뿐이다.


우리는 현재 가공할 정보화 유통 시대에 살고 있다.

이같은 첨단 메커니즘 시대에 사람들은 굳이 종이책을 구입하려 하지 않는다.

웹사이트에 들어가 자판만 두드리면 원하는 내용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힘들여 책장을 넘기며 활자를 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허나, 우리의 주식인 쌀을 영원히 대처할 양식이 없 듯 영혼의 주식(主食)인 종이 책 역시 결코 멀어질 수 없다.


그대는 아직도 책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가?

혹시, 종이책을 대할 때 마다 마치 징그러운 파충류를 보듯 하는가?

그렇다면 올해는 마음의 편견을 허물고 책가게로 향하시라.

그곳에는 지금껏 그대가 느끼지 못한 우아한 세상이 그대를 영접할 것이다.


주검을 앞둔 프랜시스 베이컨이 시중집사를 불렀다.
"이보시게?"
"~ 어르신!”
"지금 당장 서재로 책을 가져 오시게."
"책이라뇨? 워낙 많아 서리......"
"사람하구는. 책은 무슨 ? 기쁜 소식 말일 세.'

 

(신문 칼럼)


이산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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