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해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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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Chuck

Ode to joy.

+ 고독이 앉은 의자 [묵상글]


한동안 비워두었던 의자에 앉았습니다
멀리 안개를 두른 초여름 숲이 웃음을 보냅니다
이렇게 조용히 마주보기도 얼마 만인지
오래 내 마음속 소란한 동안
비워두었던 의자에 고독이 저 혼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독이 앉았던 그 자리에 오늘은 내가 앉았습니다
고독으로 가는 길에
나에게로 가는 길이 있으니까요
나에게로 가는 길에
당신께로 가는 길이 있으니까요
나 이렇게 서둘러 당신께로 돌아온 것은
당신께로 가는 길에 세상으로 통하는 
환한 길이 있기 때문
가진 이와 가지지 못한 이
힘있는 이와 힘이 없는 이
기뻐하는 이와 슬픔 중에 있는 이
더불어 어울려 살아가는 살맛 나는 세상
오직 당신께 해답이 있기 때문
마음은 소란한 도시를 배회하고 돌아오는 날
나 끊임없이 당신께로 돌아섭니다
(홍수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