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해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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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절창(絶唱)

2017.04.27 21:30

지/필/묵 조회 수:1606

신재홍 作 농촌의 일상.jpg

(사진: 아티스트  화가 신재홍 作)


제자가 말했다.

“스승님! 사람들의 심금(心琴)을 울리는 시(詩)를 쓰려면 어찌해야 합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사무사(思無邪)해야 한다!”


제자가 다시 말했다.

“정말, 삿된 마음을 비우면 가능합니까?”


스승이 강조했다.

“물론이다!”


제자는 그러나 납득할 수 없었다.

마음을 비워도 반듯한 시어(詩語)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 였다.


쓰고 지우기를 수백 번 반복했다.

머리가 복잡할 때는 여러 달 절필(絶筆)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매 한가지였다.

그게 그거였다.


그럴듯한 시상(詩想)이 떠올라 시를 썼으나, 그것은 시가 아니었다.

언어유희(言語遊戱)일 뿐이었다.


한마디로 유치했다.

 ‘만약 이 시를 세상에 내보낸다면, 세상 사람들이 나를 향해 야유와 조소를 보낼 것이다.’


제자가 다시 스승을 찾았다.

“스승님! 제가 반듯한 시를 쓸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십시오.”


스승이 말했다.

“우선 네가 먼저 명작(名作) 시가 돼라. 그러면 비로소 사람들의 가슴에 공명(共鳴) 을 일으키는 시를 구현할 수 있다.”


스승은 그러고는 덧붙였다.

“네 마음속에 시어의 씨앗이 없거늘 어찌 시의 열매를 맺길 원하느냐. 시는 결코 읽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 존재하는 지성의 눈으로 보고 그 뜻을 헤아리는 것이다. 시쓰기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제자가 말했다.

“스승님! 하지만 세상에는 시가 넘쳐납니다.”


스승이 대답했다.

“그것은 대부분이 허접쓰레기일 뿐이다.”

 “무슨 뜻입니까?”

“사람들에게 읽히 지도 않는 글을 어찌 시라고 하겠느냐? 그건 스스로 자아 도취돼 씨부리는 나르시즘일 뿐이다.”


스승과 헤어진 후 제자는 그 날 지 / 필 / 묵을 모두 쓰레기통에 처 넣었다.

제자는 그러고는 다시 사색과 독서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의(제자)명성은 현재도 으뜸 가운데 하나다.


(친애하는 친구 시인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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