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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 백석(白石)과 ‘란(蘭)’ 백석(白石)이 ‘란(蘭)’이라 지칭한 경남 통영 출신의 박경련(사진)은 그가 평생을 두고 사랑한 여인이었다. 1275EA4C4E5C0E4123CBC9 이화여고생 통영의 박경련 백석은 이화고녀를 다니던 박경련을 보고 한눈에 반했지만 박씨 집의 반대로 결혼은 무산된다. 박씨가 그의 친구이자 조선일보 동료 기자였던 신현중과 결혼하자 충격을 받고 함흥으로 떠난다. 박씨를 만나기 위해 통영을 찾았던 기억은 詩 ‘통영’ 등과 ‘남행시초’ 연작으로 남는다. [출처: 중앙일보] (통영 처녀 '란', 함흥서 만난 '자야') (모던 보이 백석의 사랑)



통영2 / 백석(白石) ​구마산(舊馬山)의 선창에선 좋아하는 사람이 울며 나리는 배에 올라서 오는 물길이 반날 갓 나는 고당은 갓갓기도 하다 바람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 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 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좋고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밤새껏 바다에선 뿡뿡 배가 울고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집집이 아이만한 피도 안 간 대구를 말리는 곳 황화장사 영감이 일본말을 잘도 하는 곳 처녀들은 모두 어장주(漁場主) 한테 시집을 가고 싶어한다는 곳 산 너머로 가는 길 돌각담에 갸웃하는 처녀는 금(錦)이라는 이같고 내가 들은 마산(馬山) 객주(客主)집의 어린 딸은 난(蘭)이라는 이 같고 난(蘭)이라는 이는 명정(明井)골에 산다는데 명정(明井)골은 산을 넘어 동백(冬栢)나무 푸르른 감로(甘露)같은 물이 솟는 명정(明井) 샘이 있는 마을인데 샘터엔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그이가 있을 것만 같고 내가 좋아하는 그이는 푸른 가지 붉게붉게 동백꽃 피는 철엔 타관 시집을 갈 것만 같은데 긴 토시 끼고 큰머리 얹고 오불고불 넘엣거리로 가는 여인은 평안도(平安道)서 오신 듯한데 동백(冬栢)꽃 피는 철이 그 언제요 녯 장수 모신 낡은 사당의 돌층계에 주저앉어서 나는 이 저녁 울 듯 울 듯 한산도(閑山島) 바다에 뱃사공이 되어가며 녕 낮은 집 담 낮은 집 마당만 높은 집에서 열나흘 달을 업고 손방아만 찧는 내 사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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