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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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께 드리는 편지 / 분홍뜰



많이 허무하신가요?

많이 서글프시다구요?

왜 아니시겠어요

나뭇잎 굴러가는것만 봐도 까르르 웃던  젊음은

어느새 희미한 기억 속으로 멀어져 가고


황홀하도록 어여쁜 오색 단풍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단풍이 물들면 떨어질 일밖엔 없듯이

언제일진 몰라도 나도

머지않은날 떠날걸 알기 때문이죠


어디 나혼자만에 아픔 이던가요?

나이들면 누구나 다 똑같답니다

지는 햇빛에 붉게물든 노을을 봐도 서럽고

하얀갈대꽃 바람에 날리는 모습만 봐도 하염 없이

외롭답니다


갖은게 없어 팍팍한 인생이나

갖은게 많아 흐믓한 인생이나

차별없이 맞이하는 숙명 인걸요

인생 뒤안길로 접어들면

잘난사람 못난사람 평등해져서 좋아요


사노라면 좋은날 보다도

궂은 날이  많았고

기쁜날 보다도

속상한 날  많았지만


그래도 갈곳이 있어 기다려주니

얼마나 다행 인가요


서러워 마세요

슬퍼마세요

차라리 낙엽처럼 떨어지니 홀가분해요

철새가 돌아가듯

고향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금빛 노을처럼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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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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