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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일하지 않아도 먹고살수 있을까

2017.12.27 12:24

라만섭 조회 수:48

일하지 않고도 먹고살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달에 따라 종래 사람이 해오던 일이 점차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을 본다. 아직까지는 비교적 단순노동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가 주요대상 이지만, 머지않아 의료시술분야를 포함한 전문직종에까지 확충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가정에서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역할까지 로봇에게 뺏기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 섞인 생각을 해본다.

 

얼마 전 우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인택시운행을 시험했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옆자리에 사람이 앉아 있었다고는 하나 실제로는 자율 주행 차의 시험운전이었다고 한다. 펜실바니아주에서는 이미 무인택시제가 시행중에 있다고 한다. 한편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은 식료품을 위주로 하는 오프라인매장을 개설할 예정으로 있다. 고객이 필요한 물건을 집어 들면 자동적으로 스마트 폰의 아마존계정을 통해서 정산되도록 기획된 것이다. 바로 자동화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정보기술(IT)시대에는 자동화현상 때문에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제학자들은 이미 지적해 왔던 일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후에는 현재의 일자리의 약 절반 정도가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상당수의 전문직도 이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본다. 그 대표적인 직종은 놀랍게도 의료계 이다. 인구가 증가하는데 비하여 의사의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간단한 진단이나 수술은 로봇으로의 대체가 가능해 지면서 앞으로 그에 대한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회계업무 에서도 간단한 세금보고나 부기업무는 이미 로봇이 대신하고 있으며 앞으로 감사업무까지로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미국 내의 큰 회계법인은 로봇을 감사에 투입할 예정으로 있다. 또한 고액 연봉을 받는 것으로 유명한 월스트리트의 펀드매니져도 점차 로봇에게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밖에도 로봇은 간단한 기사작성은 물론, 번역과 통역 기타 다양한 형태의 문체와 문장력을 동원 하여 소설을 쓸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봇이 작성한 기사나 소설을 읽게 될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다.

 

로봇의 효용가치가 단순노동분야를 넘어 전문분야에까지 확대됨에 따라 초래되는 실업문제에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큰 관심꺼리가 되고 있다. 소위 기본소득(Basic Income)제가 거론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럽의 몇몇 선진국에서는 이미 기본소득 제를 시험 중이거나 아니면 그에 대한 활발한 논의과정을 거치고 있는 실정이다. 말하자면 국가가 국민에게 일정한 금액을 조건 없이 나누어주는 정책으로 국민의 최소한의 생계 유지비를 국가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16세기 초엽 토마스.모어는 유토피어에서, ‘이세상의 어떠한 징벌도,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빵을 훔치는 행위를 막을 수는 없다고 갈파했다. 만약 그가 꿈꾼 유토피아가 누구에게나 최저생계비가 보장되는 이상적인 사회를 일컫는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가 지금 여기서 말하는 기본 소득제와 매우 비슷한 것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또 이와 유사한 모습은 노벨 수상자인 미국의 경제학자 밀톤. 프리드만 에게 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흥미를 끄는 것은 1960년대 후반 닉슨행정부 시절에도 이에 대한 연구가 있어 왔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자체는 상당히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음에도, 현실정책집행 면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탁상공론에 그쳐왔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사정은 많이 달라졌다. 핀랜드는 2천명의 실업자에게 2년간 약 590달러의 월 수당을 지급하는 안을 시험 실행 중에 있으며 유럽의 여러 나라나 캐나다 등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씰리콘.밸리에서도 1백 가정을 대상으로 1천불~2천불의 월 수당 지급을 계획(Pilot Project)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학계나 기업계에서도 IT혁명이 몰고 올 실업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국가정책으로서의 기본소득 제도는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한다. 단지 문제는 년 간 3조 달러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막대한 자금조달에 있는 것이다.

국가는 이렇게 큰돈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재원 확보를 위한 한 방편으로 로봇세()’에 대한 논의가 있어온다. ‘모든 근로자는 번 돈에 대한 세금을 내는데, 그 일을 대체한 로봇이 세금을 내지 않으면 그만큼 국가의 세원이 줄어들 것이니 로봇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 그 취지이다. 얼마 전 유럽의회에서도 검토된바 있으며 최근에 빌.게이츠도 이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편 로봇 세를 부과하면 기업이 자동화의 속도를 늦추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만큼 실업이 늘어나는 속도도 지연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로봇세라는 개념이 기업의 투자계획에 차질을 불러와 인공지능을 통한 기술혁신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를 효과적으로 헤쳐 나가기 위하여, 정책수립당국이 지혜를 모을 때라고 생각한다. 머지않아 줄기세포가 상용화되면 양질의 식품이 대량생산되고 먹는 문제가 해결 되면서 일없이 놀고먹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내다본다. 일자리는 찾기 어렵고 물가는 높은 편인데도 일하지 않고도 먹고살 수 있으니 시간은 남아돌아갈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서 오는 정체성의 상실이 자칫 자살률의 상승으로 이어 질수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 말라라는 종래의 표어(Catchphrase)가 함축하는 것처럼, 일하지 않으면 먹고 살수 없다는 기본개념의 역사는 아마도 인류역사와 궤를 같이해 왔다고 하겠다. 한데 오늘날 21세기에 사는 우리는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살 수 있는 사회제도의 출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살수 있다면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 것인지. 바야흐로 오래된 우리의 생활패턴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다.

 

 

 

 

20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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