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밑에 선 봉선화'

2018.03.13 07:17

강창오 조회 수:154

‘울밑에 선 봉선화'

중학교때인가 국어선생님으로 부터 이노래의 배경이 일제의 탄압에 억눌린 우리 민족의 처지를 빗대어 만들어진 노래라고 들었다. 일제탄압에 대해 굳이 다른 역사적배경을 얘기할 필요조차 없이 이 노래 멜로디만으로도 일본의 탄압정치에 대한 적대감정을 고취시키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한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오랜 역사속에서 주변의 열강들에 의해 많은 침략의 수난을 겪었다해서 나온말이다. 물론 중근대사가 그것을 말해주지만 원래 강대국들이란 처음부터 있던게 아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많은 작은 부족국가들간의 싸움에서 이긴 나라들이 영토와 세력을 확장한것 뿐이었다. 한때 우리민족도 거대한땅 만주를 장악해 고조선이라는 엄청난 강국을 세웠지않는가?

벌써 몇년전인가 부터 일본군위안부가 정치적이슈로 자주 오르락 내리락하며 반일감정을 더욱높이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일본과 협상하여 보상금을 받고 양국정부의 합의로 마무리를 지었는데도 불구하고 현 정치인들이 계속적으로 그 합의를 폐기한다며 반일감정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것처럼 그 합의가 잘못됐든 아니든, 국가간의 체결은 체결이고 상황에따라 수시로 뒤집을수 있는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게되면 국제관계에서 신뢰를 잃게되고 정상국가로써의 입지가 좁아지는것이다. 소위 그런국가들을 일컬어 바나나 공화국이라든가 조폭국가라 한다.

어쨋든 대한민국합병후 계속적인 영토확장을 위해 군사적진출을 감행했고 그 과정속에서 위안부를 탄생시켰기 때문에 위안부 문제의 원초적인 책임이 일본에 있는것은 부인할수없는 기정사실이다. 허지만 어디까지나 역사는 역사요 국가간의 협정은 협정이다. 물론 한국인이라면 일본인들이 일제하에 자행한 숱한 탄압적 행위를 잊지 말아야겠지만 언제까지나 그것을 가지고 고무줄놀이하듯 당겼다 줄였다 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것은 합리성이 없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나라의 열등함을 대외적으로 계속 인식시켜주는 굴욕의 외교밖에 안된다. 사실 한때의 지배자와 피지배자간의 갈등은 세계 어느곳곳에서나 볼수있지만 선진국들이나 성숙한 나라일수록 과거의 문제를 계속 들추어가며 정치적 대립을 일삼지 않는다. 대체로 빈민국이나 약소국가들에게서 남의 나라탓하며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울러 일본군의 위안부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인, 동남아인 유럽인들까지도 포함된다. 이들 다른나라들과 함께 중국인들만 하더라도 일본의 역사왜곡에는 반대하지만 이 위안부문제를 들먹이지 않는다. 어떤 한국인 관료가 중국인학자에게 왜 중국인들은 이문제를 이슈화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 중국인학자는 과거에 자기조상들이 못나서 당한걸 이제와서 그래봤자 스스로의 얼굴에 똥칠하지 않느냐고 되받았다고 한다. 그들은 그 사실은 잊지않지만 자신들이 부족해서 당한 역사를 창피로 여기고 오히려 각성하는 계기로 삼는것이다.

그런데 유난이 우리 한국인들만이 이 문제에 대해 핏대를 올리고 정치적으로 계속 대립하는것에 대해 많은것을 느끼게 한다. 슬프고 부끄러운 위안부의 역사가 정치권의 박자에 맞춰 계속 오르락 내리락하는 가운데 국민은 이런 창피조차 모르고 정치적 감성팔이의 희생양 노릇만 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는 오랫동안 한많은 민족이 되어오는 과정에서 정신적질환의 하나인 자기 비하증(self defeatism)의 DNA로 굳혀져 있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감성이 거이 모든것을 지배하여 문제가 터질때미다 다같이 울며 슬퍼해야하고 동정에 빠져 다른 이성들이 다 사그러드는 집단 최면에 걸린것같은 그런것 말이다. 강대국을 세우고도 결국 지킬 능력이 없어 한반도로 축소되고 그것도 제대로 가늠치 못해 당하고만 사는민족. 나아가 동족상쟁으로 잿더미가 되었을때 기회를 얻어 한반도의 반이라도 부흥시켰건만 그것도 성이안차 다시 스스로를 무너뜨리려 안달하며 위안부의 치욕을 마치 자랑하듯 자꾸 내세워 스스로의 치부를 자랑하려는것 같은 나의 민족을 도대체 어떻게 보아야한다는 말인가? 세계 최고의 아이큐소유자들이며 못할것이 없는 유능한 민족인데 도대체 왜? 어떻게? 이렇게?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리민족은 영원히 울 밑에 선 봉선화의 입장에서 처량한 타령을 고수해야하는 민족같아 암울한 생각이 든다.
‘울밑에 선 봉선화야, 네모양이 처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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