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수필 - 시간은 /세익스피어

2018.04.17 01:27

서경 조회 수:15087

시간은 2.jpg



시간은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느리게 흘러간다  
 
두려워 하는 사람에게는
빠르게 흐른다 
 
슬픔이 잠긴 사람에게는
길어지고 
 
축하하는 사람에게는
짧아진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영.원.하.다. 

 
시간처럼 우리를 기쁘게 하고, 시간처럼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이 있을까.
아이는 태어나고 노인은 죽어 간다.
지나가는 시간이 있으면 돌아 오는 시간도 있다.
끊임없는 생성과 소멸.
시간은 공평하다.
그 어느 책무에도 소홀하지 않다.
흐르는 시간 속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생을 사랑 하는 일.
무엇을 할 수 있으랴.
잊지 말자 해도 망각의 시간은 오고, 흐르는 눈물 마를 날 오리니.
우린 기다림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
시간은 잔인하나, 때로는 너그럽다.
찢어버릴 수 없는 일력, 아픔의 그 날!
붉은 동그라미 굵게 쳐 놓고 기억하고 싶은 그 날!
우리 모두에겐 한스런 '그 날'이 있다.
시계 바늘을 돌려 놓듯, 되돌려 놓고 싶은 '그 날'이 누군들 없으랴.
아픈 시간도 슬픈 시간도 책갈피에 낙엽 끼우듯 마음 갈피에 끼워 두자.
생각나면 생각 난 채로,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두는 거다.
산 사람에겐 아직도 갈 길이 있고 살아내야 하는 삶이 있다.
강 하류처럼 천천히 흐르는 시간은 우리를 바다로 데려다 줄 것이다.
모든 불순물을 안고도 썩지 않는 바다.
아, 짠 수분을 머금고도 결코 젖지 않는 바다.
그 바다에 우리 맘을 의탁하는 거다.
오늘만은 그 마음을 닮아 보는 거다. 
 
오늘은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4주기.
우리 어머니 돌아가신 4월 26일.
그 6주기도 다가오고 있다.
노란 민들레, 어느 새  하얀 민들레 되어 흰 나비처럼 나풀댄다.

땅을 박차고 나르는 첫비상이다.

땅은 낮아지고 하늘은 가까워진다.

넓고 푸른 하늘이 바다를 닮아 있다.

푸른 색채도 그러하거니와 가늠할 수 없는 넓이와 깊이까지도.

두 팔 벌려 우리를 품어주는 넉넉한 품도 쌍둥이처럼 닮았다.

흰 파도 굽이치는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살다, 별이 되어 하늘에 안겨도 좋고 그 반대가 되어도 좋겠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턱없이 짧게 남은 날들.

삶의 장단을 따지기보다, 이젠 삶의 고저를 따질 때다.

현인은 그럴 때마다 늘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영원으로 향하는 시간.

사랑만이 열 수 있는 그 영원의 세계를 향하여 오늘도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똑딱똑딱.

초침은 부지런히 돌아가고 시간은 쉬임없이 흘러간다.

 (사진 출처 : NTD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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