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ck

        눈동자.


『孟子』를 읽다가「마음과 눈동자」란 어록 한 편(離婁 上 7.15)에서 마음이 멈추고 더 나가지를 못 한다.

孟子曰, “存乎人者, 莫良於眸子. 眸子不能掩其惡. 
胸中正, 則眸子瞭焉. 胸中不正, 則眸子眊焉.
聽其言也, 觀其眸子, 人焉廋哉?“

(“사람을 살피는 데는 눈동자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눈동자는 그 사람의 악을 감추지 못한다. 마음이 바르면 눈동자가 맑고,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눈동자가 흐리다. 그 사람의 말을 듣고 그 사람의 눈동자를 보는데 어떻게 속마음을 감출 길이 있겠는가?”)

그 뜻을 반추(反芻)하며 음미하는 사이 언뜻 예이츠(Yeats)의 애송시 한 수가 이어서 겹쳐진다.

술 노래

술은 입을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나니.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
알아두어야 할 진리는 오직 그것뿐
나는 잔 들어 입에 가져가며
그대를 바라보며 한숨짓네.

A Drinking Song

Wine comes in at the mouth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눈은 마음의 창이요 거울이다. 
입으론 거짓을 말할 수 있으되 눈은 속마음을 감추지 못 하고 있는 대로 정직하게 내비추어 속이질 못 한다.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고’ 눈으로 쏘는 큐피드Cupid의 화살이다. 
그렇다면 ‘잔 들고 그대를 바라보며 짓는 한숨’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그녀의 눈동자를 통한

사랑의 확신에서 오는 안도의 한숨이며, 견딜 수 없던 존재의 가벼움을 눌러 앉히는 

사랑의 아늑함의 한숨일 것이다.

‘늙어서 죽기 전, 알아두어야 할 진리’를 깨달아, 어찌 해야 맹자의 말씀대로 ‘바른 마음, 맑은 눈동자(胸中正, 眸子瞭)’로 세상을 살다가 눈 감고 마감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잔 들고 바라볼 눈동자는 없어도, 

나 홀로 한숨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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