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평화통일의 길

2018.06.23 10:30

최선호 조회 수:42

 

 

 

평화통일의 길

 

 "평화통일"이란 말을 세계 어느 민족보다 가장 많이 외쳐온 민족이 바로 우리 민족이다. 그것을 뜨겁게 희구해왔으면서도 아직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민족 또한 우리 민족이다. 반만 년 찬란한 문화 역사 위에 은근과 끈기로 다져온 단일민족이며 삼천리금수강산을 세계만방에 자랑해 온 우리들이지만 정작 갖춰야 할 것은 갖추지 못하고 지상의 마지막 분단국가로서 아직도 평화통일을 부르짖고 있는 우리들이다.

 그만큼 많은 고초와 역경의 갈피마다 우리들의 아픔을 지불했고 방방곡곡에 이산가족의 울음을 쏟아왔다. 이토록 끊이지 않는 아쉬움과 불안, 공포, 반목과 질시로 고희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손을 부여잡고, 몸을 끌어안고 화해와 평화를 다짐했다.

 

 평화통일의 실현, 가족 친척 방문단 교환, 비전향 장기수 문제 해결, 경제협력,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 당국 사이 대화 개최, 남북 정상들의 방남 방북 초청, 핵실험 중단 등, 이것은 지난번 발표한 남북공동선언문의 요점이다. 우리민족의 가슴속에는 이것보다 더 간절하고 절실한 사랑과 믿음의 소망이 없는 바는 아니겠으나 우선 이것으로 오늘의 시점에서 받아드리기에 족하다. 다만 바라기는 이번 남북공동선언문이 선언문 그 자체로 끝나지 말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7·4남북공동성명처럼 결실을 맺지 못한다면 이는 한낱 정치적 전시효과에 불과할 뿐이다.

 

 진실로 우리 민족이 바라는 바는 공동성명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 실천궁행에 있다. 사람이나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변질되거나 망각된다면 이는 민족 앞에 또 다른 아픔을 자초하는 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인은 정치로, 법조인은 법으로, 경제인은 경제의 실제에서, 믿는 자들은 믿음으로누구나 각계각층 맡은 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길뿐이다.

 

 첫째, 정치만으로 나라가 유지 발전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정신이다. 국민정신의 생사여하에 나라의 운명이 달려있다. 일단 남·북 정상들의 집요한 노력으로 대화의 문이 열렸다. 그렇다고 정치인에게만 맡겨 둘 일이 아니라 이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각성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것이 국민의 도리이며 나라에 대한 충성이다. 공연히 들떠 있거나 자유분방해서는 결코 통일을 앞당길 수 없는 노릇이다.

 

 둘째. 배고픈 이에게는 밥이요, 헐벗은 이에게는 옷이요, 외로운 이에게는 위로요, 상처를 당한 이에게는 안정과 치료뿐이다. 그러므로 이해와 사랑으로 돕는 정신의 확산이 필요하다. 우리는 먼저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고 그들을 바로 보는 영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우리의 살길을 찾는 분명한 묘수이다.

 

 셋째, 대화와 친교의 장을 넓혀야 한다. 그들은 남이 아닌 우리의 형제자매이다. 가급적 기회를 마련하여 그들을 방문하고 우리의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부지런히 북한을 왕래하고 북한에서도 남한을 왕래하여 동질성을 회복해야 한다. 정치적 이론만으로 이를 채우기에는 모자라는 점이 많다. 우리의 가슴에서 훈훈한 정을 퍼내서 그들의 마음을 흠뻑 적셔 주어야 한다.

 

 넷째, 우리가 먼저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는 마음을 기울이는 솔선을 보여야 한다.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제반분야의 여건을 조성하고, 특히 교계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실천에 앞장서야 한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의 힘이다. 믿는 자들로 하여금, 특히 한국교계로 하여금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듣고, 바로 깨닫고, 바로 믿게 해주는 일이다. 이것은 하나님 구원의 대열에 우리 민족전체가 선택받는 길이다. 과거, 우리가 당했던 6·25는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고, 말할 수 없는 비극의 늪 속에 전국이 발칵 뒤집히는 혼란을 가져왔었지만 우리 민족정신의 숭고한 이상과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빼앗아 가지는 못했다. 오히려 몰랐던 바를 깨우쳐 주었고, 구멍 난 곳을 발견케 해주는 역사의 가르침을 듣게 해주었다. 그러므로 이제는 더 이상 늦추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살펴 복음화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 먼저 우리 복음화의 창구를 일원화하고 한 목소리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손길을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잠든 민족이 아니다. 깨어있는 민족이다.

 

 참고 기다려온 정성 앞에 복음화의 새아침이 밝았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6·25의 상처를 상처 그대로 남기지 말고 민족통일의 원동력을 발휘하는 진액으로 삼아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의 고난과 그 상처를 상처 그대로 남기지 않고 영생의 문을 여는 열쇠로 승화시키지 않았는가! 6·25의 아픔이 우리민족 평화통일의 진정한 이정표이며 우리민족 구원의 십자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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