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끝 메시지

2018.08.20 08:53

문소 조회 수:868

가지 끝 메시지                   시/ 李逸永

 


 바람이 실어온 세상 이야기들은


가지 끝 안테나에 잡혀


줄기 엘리베이터로 내려가


뿌리깊은 맨 끝방 편집실에서


엄중한 심사를 받는다


 

심사대에는


일생동안 쌓아올린 소유의 어깨가


가차없이 잘려 나가고


참과 거짓의 낭떠러지에는


무수한 존재가 발을 헛 디딘다


 

마침내 삶과 죽음의 최종 광문을 통과한


오 새롭게 태어난


신비의 메시지여


 

이제 모태(母胎)의 나무들과 헤어져


지구촌 끝 작은 어촌과


외딴 산골 집에 이르기까지


바람 시인처럼 전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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